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구 2500만 명이 밀집한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교회 내 감염이 지역사회 곳곳으로 전파되면서 2차 대유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해 방역당국은 지난 2∼3월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때보다 더 큰 위기로 우려하고 지난 16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국무총리도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외의 모든 모임과 활동을 금지한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교회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니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이겠지만 강제적으로 예배까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수도권 집단감염원의 진원지가 교회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동안 잦아들던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한 배경에는 방역수칙을 무시한 수도권 교회의 책임이 크다.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용인 우리제일교회, 고양 기쁨153교회와 반석교회, 김포 주님의샘교회 등 수도권 교회의 집단감염이 지금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이들 교회에서 교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찬송가를 부르거나 소모임 혹은 식사를 함께 하면서 집단 감염을 발생시켰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광훈 목사를 포함해 450명을 넘어 신천지발 집단감염을 빼곤 가장 많다. 이 교회 신도들이 광복절 집회에 대거 참석했는데도 600여 명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한다. 교회 신도들이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대규모 도심 집회에 참가한 것은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행위였다.

그런데도 교회 측 방문자 명단의 정확성이 떨어져 방역 당국이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검사를 받는 것을 거부하고 확진판정을 받은 신도가 병원에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어 신천지 보다 더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역대 최장의 장마와 홍수 피해, 경제 불황 등으로 우울한 국민들을 위로해주고 방역에 솔선수범해야 할 교회가 거꾸로 국민들의 걱정과 분노를 사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회 측과 일부 보수 진영이 정치 탄압을 받는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건 유감이다.

교회발 감염이 지역사회에 빠르게 번지면서 ‘신천지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방역당국의 행정명령 이전에 스스로 검사에 응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거나 숨기면  예배의 자유를 제한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사랑제일교회는 지금이라도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신도들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 추가 확산을 막는 데 협조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들의 책임 있는 행동도 필요하다. 우선 폭발적인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돼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보다 확실한 처분이 필요하다. 정부와 교단의 방역 지침을 정확히 인지하고 긴밀히 협조하면서 방역 사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교회 전체가 방역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n차 감염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한국교회 성도 개개인도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아무리 강력한 방역 대책이 시행되더라도 국민 개개인의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

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공동체를 지킬 수 있다. 모두가 다시 한 번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갈림길에 선 2차 대유행을 막을 최후의 보루는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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