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당한 유월절 그 밤부터 새벽까지 예수님을 처형하기 위한 재판이 여섯 차례 계속해서 열렸다. 세 차례는 유대인 종교지도자들이 주관해서 안나스, 가야바 앞에서와 산헤드린 의회에서 열렸고 다음의 세 차례는 로마법을 따라 빌라도와 헤롯, 다시 빌라도 사이를 오가며 열렸다. 예수께 씌어진 죄명은 ①신성모독(막14장) ②조세거부(눅23장) ③메시아 참칭(마26장)이었다.

▨… 그 재판에서 유대인 종교지도자들과 지배세력 로마가 결탁해서 예수께 내린 판결은 ‘십자가 처형’이었다. 당시의 로마법과 유대의 ‘미쉬나의 재판관련법’에 비춰본 신학자들은, 예수님에 대한 재판은 그 절차에서부터 법을 지키지 않아 법적인 효력은 애초부터 없었으며,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억울한 재판으로 기록될 것으로 결론지었다.

▨… 그 억지투성이 재판의 결과로 예수께서는 십자가 처형의 판결을 감수하셔야만 했다. 골고다의 십자가까지는 에드워드 슈바이처에 의하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내하기 힘든 조롱과 모욕으로 점철된 행로였다. 예수께서는 ‘엘리 엘리 사박다니’하고 부르짖기는 하셨지만 십자가 처형의 부당함을 밝히려 하거나 자신을 향한 조롱과 모욕에 대한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려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모욕하는 자들을 향한 사랑으로,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하고 기도하셨을 뿐이다.

▨…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제가 여기 있나이다’라고 응답한 우리 성결교회의 하나님의 종들은, 우리 주님이 감내하신 ‘십자가의 길을 뒤따라 가겠습니다’라고 결단한 주의 종들이라는 사실을 주께서 아시기에, 모든 성결인들도 또한 알고 있으리라 단언할 수 있다. 이 단언 위에 우리 성결교회가 자리하기에 이 세대가 어떤 조롱과 모욕을 퍼부어도 성결인 하나님의 종들은 십자가의 길을 걸어갈 힘을 얻는 것 아니겠는가.

▨… 무슨무슨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제출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얼마나 답답했으면 하나님의 종이, 십자가의 길을 가기로 결단한 우리 교단의 중진 지도자가 세상법에 매달리고 있을까. 그러나 아무리 억울하고 답답해도 우리는 성령의 역사가 우리 교단과 성결인을 이끌고 있음을 고백하는 자리를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법이 은혜보다 앞서는 체험은 한번만으로 족하다. 모든 성결인들이 고대하는 결과를 도출해낼 책임이 성결인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밝혀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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