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온라인 예배 때는 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날을 고대했지만 막상 현장예배에 참석하고 보니 주일이 주일 같지가 않다.

하나님께 정성껏 예배만 드리면 된다고 말하지만 뭔가 허전함이 묻어 있다. 주일 하루 일과가 온전히 뒤틀리고 있다. 대예배가 끝나면 점심시간, 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오후예배를 기다리면서 커피 한잔 마시는 공동체의 정겨움이 없어졌다. 띄엄띄엄 앉아 마스크를 쓰고 찬송을 부르고 기껏 손등과 팔꿈치로 악수를 대신하면서 반쪽을 가린 얼굴에서 온전한 웃음을 볼 수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교회의 참 기능이 상실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교회는 하나님을 믿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다. 사랑의 교제가 없다면 기독교는 여느 타 종교와 다를 바 없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지만 요즘 교인들의 신앙행태에서 볼 수 있는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초신자의 신앙학습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교역자와 성도들 간의 친교적 접촉점이 무디어져 가고 있다.

교회재정에 지장을 초래했다. 수도권이나 지방을 불문하고 규모가 작은 교회, 그 중에서도 개척교회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교인관리가 꾸준하게 연결돼야 하지만 대면관계를 불식하는 사회적 요구가 직·간접으로 와 닿는 현실에서 교회의 대응과 처신이 쉽지 않다.

지난 2∼3월 코로나 1차 감염 때 교회는 불신자들의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 우리와 신앙노선이 다른 종교단체에서 시작된 코로나19로 기성교회들은 많은 타격을 입었다. 곧 끝나리라고 기대했던 코로나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전파되는 제2차 감염기에 접어들었다.

지금으로서는 언제 코로나가 잠식될지 아무도 모른다. 교회는 종교문화조직으로서 특수성을 가지지만 사회체제의 한 분야로서 사회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불만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7월 10일부터 교회의 소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6월 초 각 구청과 함께 소규모 교회 414곳을 현장점검했다. 모임을 통하여 확진자가 확산되면 집합제한 명령을 내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교회에 대한 국가나 지방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없어야 하겠지만 교회는 사회를 견인하는 중요체제인 만큼 수범을 보여야 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회 본연의 가치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인 관리다. 전염병을 핑계로 예배에 불참하는 성도들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평생 교회 출석을 낙으로 삼는 노인들에게 코로나를 이유로 집에서 쉬라고 하지 말자. 큰 교회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작은교회에게는 큰 손실이다.

교단총회가 코로나 긴급회생 지원금을 3차에 걸쳐 10억여 원을 투입했다는 것은 총회로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고 이를 통하여 수많은 작은 교회들이 조금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면 큰 다행이다.

코로나 시대에 각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작은교회는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공동체를 형성하는 큰 자산이다. 목회자는 의례적·주관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사랑을 베풀고 관심을 보이자. 담임목사는 교회 나름의 교인 관리망을 만들어 수시로 전화하고 다독거려주자.

흔한 문자를 보내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성도들은 단순하다. 안부를 묻고 이름을 기억해 주고 기도해 주는 담임목사를 좋아하고 존경한다. 전도가 쉽지 않은 세상이다. 재언하지만 교회 관리의 핵심은 교인 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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