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용 사모 (속초 샬롬교회)

 

 

 

“산으로 들로 논두렁으로 들꽃들은 자라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온전한 자연의 섭리에 맡기며 가장 알맞은 자리에서 함께 어울려 자신들의 향기를 뿜어냅니다. 우리교회는 그런 교회가 되려고 합니다.”

 

구자용 사모의 ‘들꽃향기’는 남편 양형철 목사와 함께 속초 샬롬교회에서 첫 단독목회를 시작하며 겪은 목회 경험을 사모의 시점으로 담은 이야기다. 서울에서 살다가 속초 시골마을로 옮겨온 후 사모 자신도 변하고, 교회도 변하고, 마을도 점차 건강하게 발전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2011월 12월 26일 영등포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다가 속초로 이사한 날부터 구 사모는 물이 새고 곰팡이로 가득한 예배당을 청소하며 낯선 속초 생활을 시작했다. 가정집을 식당으로 사용했던 낡은 주택 건물에 세워진 곰팡이 가득한 예배당은 첫 만남부터 암담했다.

하지만 남편은 달랐다. 눈을 반짝이며 새로운 목회에 대한 소망이 넘쳤다. 양 목사는 교회 앞을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분을 쌓아갔다. 매일 열정적으로 전도해 성도들도 하나 둘 생겨났고, 마을잔치를 여는 등 지역을 섬기는 교회사역도 시작했다. 성도도 늘고 교회는 변화하는데 사모는 묵묵히 할 도리만 할 뿐 내향적 성격 탓에 성도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구 사모는 “개척 후 3년쯤 됐을 때 성도님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그분들의 마음을 받아주지도 못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면서 “이를 계기로 저와 교회가 걸어가야 할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사모 스스로 깨지고 변화하자 목회는 순식간에 활기를 더해갔다. 성도도 증가하고, 교회와 연결된 사랑방 같은 소통의 공간도 생겼다. ‘비전아카데미’ 사역도 시작됐다. 처음엔 카메룬 유학생을 돕기 위해 ‘영어 프리토킹반’을 시작했는데, 점차 재능기부자가 늘어나서 일본 어 교실과 기타교실 등 여러 모임이 생겨났다. 그러다가 아직 하나님을 모르지만 전도하고 싶은 친구와 이웃을 초대를 하고, 조용한 지역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누구나 편하게 모이고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을 모았다. 2017년 4월 그렇게 모든 사역을 아우르는 ‘작은도서관’이 세워졌다. 작은도서관은 들꽃처럼 저마다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아름다운 향기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들꽃향기’로 이름지었다.

들꽃향기작은도서관은 현재 교육도 하고, 책을 읽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픈 사람, 외로운 사람, 마을의 분쟁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 위한 곳으로 마을의 나눔과 소통의 다리가 되고 있다. 이후로 샬롬교회는 재능기부 ‘디딤돌 프로젝트’도 시작했고, 2019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더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도 진행 중이다.

구 사모는 “저의 소심하고 내향적인 모습은 적극적인 전도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나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저에게 맞는 옷을 입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교회와 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이어져 지속적으로 마을 공동체를 형성해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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