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둘째주일 우리교단 어느 작은 교회의 모습.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정부의 지침이 서릿발 같아서인지 신도들은 연락처를 적고, 세정제로 손을 닦고, 안내자의 지시를 따라 예배실에 입장했다. 긴 의자 양 옆에 한 명씩 의자 한 줄을 건너 띄어 앉으니 작은 예배당의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스무개 남짓이었다. 식당에도 예배좌석을 마련했지만 그럴 필요까지는 애초에 없었다.

▨… ‘계속 코로나가 사그라지지 않는다면…’ 중견목회자인 담임목사는 주일임에도 수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 수심이 또 다른 바이러스가 되어 전파된 탓일까. 안내를 맡은 몇 중진의 표정도, ‘이러다가 교회가 문을 닫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염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예배참석자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지 않으시리라는 믿음을 서로 일깨워 주고 있었다. “힘냅시다”라고.

▨… 총회가 작은교회 긴급회생 지원금 3차 지원에 나섰다. 이번 3차 지원에는 1, 2차 때 빠진 교회를 중심으로 총 540개 작은교회(세례교인 15명 이하, 년 예산 3000원 이하)가 선정됐다는 보도다.(한국성결신문 제1233호) 1, 2차 지원대상교회가 약 400여개처였음을 감안하면 코로나19사태로 총회가 지원하는 작은교회는 약 1000여 개 처에 이른다. 이것이 교회천국이라는 한국의 대교단인 우리성결교회의 현실이다.

▨… 그 현실 속에서 우리교단의 큰 교회들은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작은교회들의 손을 잡아주고, 작은교회들은 존폐의 기로에 몰렸으면서도 교회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허리띠를 동인다. “기독교인은 예수의 명령을 한 번도 실천한 적이 없다. …저들은 예수의 명령을 천명할 용기와 의지가 없다”라는 니체의 비판(「권력에의 의지」)이 너무도 아파서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하면서도.

▨… 우리 성결인들은 믿는다. “기독교야말로 인류의 유일한 벗이고 최후의 구원”(N.베르자에프)이라는 사실을. 베르자에프는 증언했다. “기독교가 정화될 때 그 기독교야말로 인류사회를 위해서, 인격의 가치와 권위를 위해서, 자유를 위해서, 사회적 정의를 위해서, 인류나 국가간의 올바른 교제를 위해서, 사람들의 생활에 광명을 주기 위해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현대에 있어서의 인간의 운명」).” 이 밝혀짐이 코로나19를 통해서 빛을 발할 수는 없을까하는 우리의 바람을 하나님께선 외면하지 않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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