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초등학교 5,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 135만 명이 지난 8일 등교하면서 초‧중‧고교 순차 등교가 마무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 2일 예정이던 개학을 연기한 지 99일 만이다. 코로나 확산 속에서도 공교육은 이렇게나마 정상화 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전국의 교회학교는 여전히 현장 예배와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요한 시기에 신앙 교육의 공백이 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여름교육 행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금쯤이면 교회마다 여름교육행사 준비로 한창 분주할 때이지만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교회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고민 끝에 세운 계획도 코로나 재확산 우려로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교회 내 다음세대가 줄고 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교회학교가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어느 한 축만 삐걱해도 모든 것이 쉽게 무너지는 다음세대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이참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신앙을 키워주려면 교회학교를 둘러싼 교육목회의 방향과 내용을 본질적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코로나 이후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교회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교회는 늘 새로운 환경과 변화에 적응하고 변신하는데 주저했다. 하지만 급속도로 변화되는 세상에서 30∼50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이제는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는 항상 새로운 언어, 새로운 행동,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신앙교육은 단순히 교리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아이들의 신앙의 공백기가 생기지 않도록 온라인 예배와 교육활동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대응책으로 단순히 온라인 교육에만 집중해서도 안 된다.

성경 말씀이나 교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주입식 교육의 틀이 바뀌지 않고서 교회학교의 콘텐츠를 온라인화하면 아이들에게 온라인 학습량만 더해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완하려면 생활 밀착형 교회교육, 가정교육 중심으로 신앙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아이들이 식탁에서 부모와 함께 신앙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가정 중심의 신앙교육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환경 변화에도 교회학교가 빠르게 적응해야 위기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낡은 교육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 코로나19로 새로운 변화가 당겨진 만큼 교육의 형식과 내용 모두 새로운 변화의 흐름과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

기존 대면 교육에서 탈피해 정보통신기술이 가미된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교육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간 공감, 인성 교육 등을 위한 대면 교육도 필요하지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면식 교육에만 머물러 있다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빅데이터 등 에듀테크 시대의 아이들을 책임질 수 없다.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면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신앙심을 높이고, 믿음의 분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제 기존의 길을 과감히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가야 할 때다. 다음세대가 줄어드는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 갈 것인지, 달라질 것인지 미래는 우리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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