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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백합이 시들어간다.
[1232호] 2020년 06월 03일 (수) 16:26:00 김성호 박사(서울신대 강사) kehcnews@daum.net

   
  김성호 박사
코로나라는 예상 못한 가시 때문에 찔리고 상처입고 점점 시들어간다. 겨우 상처를 치료하고 이제 다시 꽃을 피울까 했는데 희망마저 상실하고 백합이 죽어간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그 때에 한 송이로 시작된 백합꽃은 수많은 가시들 속에서도 한송이 두송이 꽃피우며 지난 100여년 동안 한반도 전체에 만개했다. 흔들리는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한 존재는 중생으로 인해 백합꽃이 되었다.

중생의 백합꽃들은 성결한 백합꽃이 되어 한반도 전체에 성결의 향기를 뿜어냈다. 일제치하라는 가시, 한반도 전쟁이라는 가시, 보릿고개라는 가시, IMF 위기라는 가시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며 백합의 정원들을 만들어왔다. 전국의 백합정원들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며, 향기롭지 못한 곳들을 치유하는 신유의 백합꽃들이 되어왔다.

신유의 백합꽃들은 죽어가는 영혼들을 중생의 자리로 나아오게 하고, 성결한 삶을 살아가게 하고, 종말론적 신앙으로 살아가는 재림의 백합꽃이 되게 했다. 백합의 향기는 한 개인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성결도 꽃피웠다. 가난의 자리, 소외의 자리, 차별의 자리로 들어가 회개와 성결운동을 자양분으로 사회 속의 백합꽃을 피워왔다.

이제 겨우 스스로 백합정원을 마련할 형편이 되어 한송이 두송이 늘어나는 성결의 백합화를 바라보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기뻐하고, 행복했던 정원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너무나도 강력한 코로나 가시는, 작은 정원의 적은 백합화들을 너무 빨리 시들게 하고 있다. 비바람을 맞고 휘청거렸지만 큰 백합정원의 도움으로 겨우 수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큰 백합정원의 도움은 자꾸만 솟아나는 코로나 가시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스스로 백합이었던 정원지기는 백합들의 상처를 막아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동분서주하지만, 여기저기 상함과 찔림으로 인한 정원지기의 고통은 욥기의 탄식과 탄식시의 절규보다 더 큰 눈물의 비명을 지르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두려움이라는 가시, 코로나 블루라는 보이지 않는 가시까지 솟아 오로며, 정원사의 소명은 눈물의 기도로 하루하루를 채운다.

중형 백합정원, 대형 백합정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원에서 함께 꽃피우고 하나님을 찬양했던 수많은 성결의 백합꽃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책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가정이라는 정원에 홀로 뿌리를 옮기고 온라인을 통해 정원지기를 통한 하나님의 호흡을 공급받지만, 함께 정원에서 서로의 가시를 떼어주며 교제했던 역동적 정원의 모습은 기억 속에서 마저 점점 잊혀 진다.

한 백합의 수분이 필요할 때 예수님과 깊이 교제하는 다른 백합들의 기도로 공급받던 정결한 수분들이 점점 더 부족해 간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면서 공급받던 하나님의 크나크신 은혜라는 자양분은, 온라인으로 공급받기에 한계가 드러났다. 괜찮다고 말하며, 시들지 않았다고 씩씩하다고 주장하는 백합들의 호흡이 예전과 같지 않다. 서로 마주보며 향기를 모아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냈던 활기찬 백합들의 사명이 시들어가며 죽어간다.

백합이 시들어간다.
코로나 블루는 우리 백합들을 코드블루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하나님의 영으로 호흡하던 영적심장이 멈춰버렸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성결교회의 백합들과 한국교회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해야한다. 더 위급하다고 판단된다면,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백합들의 심장을 대신해 예수님의 심장을 이식해야 한다.

시들어가는 백합은 향기마저 잃어간다. 백합을 살려야한다. 수많은 가시밭에서도 백합은 114년 동안 꿋꿋이 피워왔다. 지금, 여기에서 백합의 사명이 멈춰서는 안 된다. 코로나라는 가시밭을 헤치고 향기나는 백합들로 다시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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