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 증명…전도 기회 삼아야

하도균 교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충격적인 영향을 끼치는 팬데믹 현상이 되었다. 팬데믹이란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하는 최고 경보단계인 6등급을 의미하며, 말 그대로 대량 살상 전염병을 일컫는다. 이제는 ‘지구촌’, ‘전 세계는 하나다’라는 문구가 어색하리만큼 격리된 사회에서 살게 되었고, 언제까지인지는 모르지만 나라와 나라를 이동하는데 제한을 가진 시대가 되었다. 창세기 11장에서 언어와 생활이 하나였던 인류가 ‘바벨탑 사건’ 이후로 언어가 달라져 소통이 되지 않아 흩어져서 살게 되었던 이야기가 떠오르며,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주는 신앙적인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는 하나님의 심판인가?
혹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성경이 말하는 ‘심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신앙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즉, 코로나 사태로 신천지가 어려움을 당하고 그 세력이 축소되고 있으니 신천지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한 이태원 발(發) 코로나 재확산으로 동성애자들의 실체가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으니, 동성애자들에 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해석이 교회 공동체에게 어떠한 새로움을 주고 변화를 주도록 일깨워 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 심판을 받아 잘되었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어떻게 변화하여 이겨나가며 세상을 선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 옳지 않나 싶다. 그것이 심판에 대한 하나님의 근본 메시지이지 않을까?

심판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
심판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자면, 노아 홍수를 살펴봐야한다. 이 이야기는 심판으로 끝맺지 않고, 하나님의 언약이 뒤이어 나온다. 하나님은 왜 노아와 언약을 맺으셨는가? 이 사건에서 하나님은 세상을 심판하시는 것에 초점이 있지 않고, 오히려 구원하시고 회복하시는데 더 큰 관심이 있으시다.

홍수사건으로 인해 생겨난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인류 역사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방법은 하나님께서 은혜를 가지고 직접 언약을 맺으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과 세상의 구원이 가능하도록, 그리고 창조의 목적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언약을 맺으신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사태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 상황을 바라보며 깨달아야 할 중요한 내용은 무엇일까? 특별히 비대면 예배가 진행되며 교인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효율적인 전도를 할 수 있을까?

교회의 정체성을 점검하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현상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었다.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현대사회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상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해 준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보다 더 영향력 있는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영향력 있게 전하기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가 먼저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 나라를 능력 있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 공동체는 먼저, 교회의 정체성을 점검해야 한다. 그것을 통하여 교회가 세상과는 다른 종말론적인 공동체라는 사실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영생에 관한 내용으로 재무장하는 일이 우선적이다.

세상에 전할 메시지를 준비하라
새삼스레, 핍박받는 초대교회 교인들을 향해 던진 베드로의 메시지가 생각난다.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벧전 3:15)라는 말씀은 참 역설적이다. 고난 속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소망이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로마의 핍박을 받아야 했던 그리스도인들!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겠는가?

그러나 베드로는 과감히 “너희 안에는 소망이 있다”고 단정지어 말했다. 그리고 그 소망은 살아있는 “산 소망”(벧전 1:3)이라고 정의했다. 이것이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세상을 향한 복음 전도의 메시지였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 힘들고 어렵고 격리되어 소외되고 일자리를 잃어버려 삶이 밑바닥일지라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산 소망을 소유할 수 있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영향을 끼치며 자연스럽게 전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영혼의 외침에 귀 기울이라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예배에 익숙해져 교회 나오기를 게을리하는 사람들과 교회에서 마음이 멀어져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교회 공동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의 표면적인 부분만을 바라보지 말고, 그들의 영혼을 바라보라. “…사람들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  3:11)

그렇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있다. 비록 죄로 타락하여 하나님과 멀어져 있더라도 ‘영원’이라는 요소는 사람들의 고향과 같은 요소이다. 모든 사람들의 영혼은 영원을 그리워하고, 그것을 경험하기 원하며, 그것을 채우려는 마음의 갈망이 있다.

코로나 사태로 격리되어 거리를 두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자기 내부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럴 때 교회 공동체가 사람들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다시 교회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공적 역할 위한 교회 체질 개선
오늘날 복음 전도가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교회와 세상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에 효율적인 복음 전도를 위해서 교회 공동체는 체질이 개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신앙만을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적인 신앙의 영역을 강조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교회 공동체는 세상을 섬기며 희생과 봉사를 해야 한다.

복음의 선포를 위한 대화식 전도
1974년 로잔 대회에서는 복음 전도를 현존의 전도, 선포의 전도, 설득의 전도가 균형있게 종합된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로잔 선언의 복음 전도의 정의에 따라 코로나 이후의 효율적인 전도방법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선포는 복음 전도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인 활동이다. 그런데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선포식의 복음 전도에 대해 많은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 일방적이고 배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부분을 현대사회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복음의 선포가 일방적이기보다는, 대화 가운데 전달될 때 더욱 효과적이다. 대화식 전도방법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를 실천해 볼 것을 제안한다. 첫째, 세상의 이야기에 먼저 관심을 보이라. 둘째, 세상의 이야기에서 그들의 종교적 관심사를 찾아라. 셋째, 그들의 종교적 관심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며 복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라.
 
설득을 위한 질문식 전도
두 번째는 설득의 전도이다. 오랫동안 C.C.C.에서 복음을 전해 온 랜디 뉴먼(Randy Newman)은 설득의 방법으로 질문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예수께서 질문을 통해 복음을 전하셨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질문을 통한 설득을 위해 다음을 실천해 보기를 제안한다. 첫째, 대화를 질문으로 시작해 보라. 둘째, 상대방의 질문에 성급히 대답하지 말고 질문과 관련된 내용을 되물어보라. 셋째, 숨겨진 의도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하라.
 
현존을 위한 생활 전도
현존의 전도는 코로나 이후에 더욱 필요한 복음 전도의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매김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서 나타나는 복음의 영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불안과 소외가 커진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하여 헌신의 섬김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강력한 전도법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존의 전도를 위해서는 먼저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교제 속에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평안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예수께서 그러하셨듯이, 그분의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섬기며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겪게 되는 고난은 우리에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지나쳐버린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한 것이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모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쳐 준 것이다. 하나의 바이러스가 세상을 이처럼 뒤집어 놓을 수 있다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 영원한 나라는 얼마나 영향력 있게 우리의 삶에 영향력을 끼치고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바로 이때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능력 있고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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