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4년차 교단총회가 우여곡절 끝에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라비돌리조트에서 5월 27일 막을 올렸다. 코로나19가 빚어놓은 사회적 상황이 워낙 풀 길이 없는 실타래처럼 꼬여버려서 우리교단 총회도,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를 총회 장소도 예정에 없었던 곳으로 급하게 변경되었고 일정도 2박 3일에서 하루만에 끝내도록 조정되었다. 덕분에 회의를 뒷바라지 해야 하는 실무자들만 증기기관차 같은 콧김을 뿜어내야 했다.

▨… 당황스럽기는 교단지도부라 하여도 다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의 인도하심과 섭리하심에 교단의 오늘과 내일 모두를 맡겨왔던 우리 교단의 지도부는 모든 대의원들과 함께 기도로 총회 일정을 시작하고 마무리짓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물론, 코로나19와의 싸움이라든가, 교단의 내일을 밝혀줄 청사진의 제시 같은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된 교단 지도부의 면면은 능히 주어진 과제들을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든 성결인들에게 갖게 해주었다. 이 기대에 의지해 몇가지를 교단 지도부에게 당부드리고자 한다.

▨… 총회장단이 우리교단 유수의 교회를 이끌고 있는 분들이라거나 뛰어난 학력의 소유자들이라는 요건이 교단 리더의 자격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총회장단의 목회여정, 섬김의 삷은 코로나19가 뒤흔들어버린 목회적 환경에서도 모든 성결인 목회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앞장서줄 것이라는 신뢰를 갖게 해준다. 이 신뢰를 저버리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정은 자신을 던지며 무소유의 실천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결인 목회자들은 이미 생태적으로 가난한 자의 복에 익숙해져 있다. 이 사실을 교단지도 부가 모르지 않는다면 교단발전을 위한 제일의 관심사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는 자명해질 것이다. 이 자명한 일에 맞서기를 또한 당부드린다.

▨… 어느 전총회장이 사석에서 토로했다. “총회장은 1년 머슴살이였어. 그것만 알면 큰 실패는 피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에픽테토스(Epictetus)의 말도 귀담아들을 만하지 않을까. “포도 한 송이가 만들어지는 데도 과정이 있고 세월이 필요하다. 우선 꽃피게 하고, 다음엔 열매를 맺게 하고, 그 다음엔 여물게 해야 한다.” 노예였었기에 인내를 곱씹어야 했던 철인의 깨달음,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지혜에도 총회지도부가 귀기울이셨으면 하고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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