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에 교단 제114년차 총회를 맞았다. 교단 총회가 하루만 열리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모두 코로나가 만든 변화이다. 비록 총회 일정은 짧지만 그 어느 해 총회보다 엄중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는 변화의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류의 삶을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한 삶에서 과연 우리 교단은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가야할 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는 교단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기독교는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는 데 항상 뒤쳐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상 사람들이 필요로 할 가치와 진리를, 그 어떤 종교보다 많이 품고 있는 것이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랑,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다독이는 마음방역 등은 그야말로 기독교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우리 교단도 코로나 19를 이겨내기 위해 마스크 제작과 구호성금 모으기, 작은교회 돕기, 방역 등으로 소외된 이웃과 작은교회와 함께 했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서 세상의 온전한 구원을 위해 사중복음을 시대적 변화에 맞게 재가공해 현대인에 맞는 대안으로 제시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코로나가 바꾼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는 많은 것을 바꾸게 했다. 당장 현장 예배를 정상화하는 일이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31일을 ‘한국교회 예배 회복의 날’로 정하고 적극 동참해줄 것을 소속 교회에 호소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예배를 현장예배로 드리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하는 상징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예배의 회복만이 아니라 대사회적 봉사와 전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소상공인과 어려운 지역주민을 돕도록 나서고 코로나19로 멈췄던 전도와 선교, 성도의 교제 등 교회의 본질 회복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예배 회복을 기점으로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것을 교단 총회 이후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우리 교단은 몇 년째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더욱이 우리 교단에서도 다음세대가 줄고 있고, 신자들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금처럼 다음세대와 새로운 신자 유입이 줄어들기만 한다면 교단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인구감소와 성도 구조 변화에 따른 교회의 변화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교단은 제114년차 총회를 계기로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우리 역사에서 어려움은 항상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위기에도 기회는 있었다. 외환위기 시절이 그랬고, 2008년 전 세계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위기가 오면 국민들이 하나가 돼 극복하는 경험을 쌓아왔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인들에게 원더풀 코리아(Wonderful Korea)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교단도 지금이 세계에 표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우리 교단도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되고 교회가 폐쇄되는 시련을 겪고, 순교의 피를 흘렸지만 그 모든 역경을 극복했다. 가시밭에서 오히려 성결의 빛과 백합화의 향기를 발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런 기회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는 교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제114년차 총회가 그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더욱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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