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자녀 ‘도둑결혼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에 반기문 총장은 외아들 결혼식을 외부의 알림 없이, 양가의 가족과 친지 등 150여명이 모여 조촐하게 치루었다. 축의금은 일절 받지 않았다. 초청받지 못해 섭섭해 하는 국제적 인사들은 개혁적이고 솔선수범적인 반 총장을 더욱 존경했다고 한다. 

결혼식은 한 가정의 대사로, 청첩장을 주고받으며 축의금을 내는 것은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미풍양속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서로 조금씩 도우며 혼사문제를 해결하는 상부상조의 정신이다. 우리나라가 2만불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끼니를 걱정하는 서민과 월수입 2백만 이하인 가정들이 많아 이런 상부상조의 정신은 계속 이어갔으면 한다. 

그러나 정치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의 초호화판 혼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 이를 막기 위한 가정의례법이 1999년에 폐지됨으로, 사회지도층 인사나 졸부들이 초호화판 결혼식을 호텔에서 드려, 자기의 지위나 부를 과시하므로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종종 기독교인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어 신앙을 의심할 정도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5월 가정의 달에 결혼식이 부쩍 늘었다 그 중 의미있는 청첩장이 눈에 띈다. 어떤 분은 청첩장의 말미에 축의금이나 화환은 일절 금한다는 양해사항을 적었고, 또 어떤 청첩장에는 누가 누구와 결혼한다는 소식 외 일시와 장소가 없이, 양가의 가족만이 조촐하게 거행하니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의 말씀이 있어, 성결인들의 수준 높은 결혼의식을 보인다.

또 어떤 교회지도자는 자녀결혼에서 받은 축의금을 장학금이나, 가난한 서민들을 위한 구제금으로 기부하는 등 바람직한 모습도 있다. 사람들이 어떤 부담없이 새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축하하는 멋지고 아름다운 혼사야 말로 기독교인들이 지향해야 할 결혼문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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