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았다.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날이 즐비하다. 우리 사회의 어느 공동체보다 더 소중한 것이 가정이라는 공감을 누가 부인할 수 있는가.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요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지면서 올해 가정의 달의 의미가 더 각별해 보인다.

그러나 웃음꽃으로 만개해야 할 가정의 달은 어둡기만 하다. 감염병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심리적 피로도가 누적되고 경제적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오랜 시간 집안에서만 생활한 탓에 집중력 감소와 우울·불안 등 정서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학교가 문을 닫아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고 있는 부모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내수가 침체하다 보니 가정 경제 또한 말이 아니다. 경제적 피해에 따른 채무 증가와 실업 등 고용 위기로 가족 구성원들의 불안과 우울감도 크게 높아졌다.

그래서 화평해야 할 가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가정 내 스트레스가 우울 불안 분노를 높여 부부관계, 자녀관계에서 흔들리는 양상이 야기되고 심지어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벌어진다.

불안과 공포는 감염병만큼이나 전염성이 강하다. 이런 반응이 되풀이 되면 분노와 적대감으로 악화하고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혼과 가정 폭력 등 가족 해체로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도, 국가도 위태롭게 될 수 있다.

가정은 소속된 개인의 행복 추구 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쓰러지는 가정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가정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정의 일이라고 해서 개 가정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정부나 자치단체, 우리 사회가 매달, 매일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가 가정 사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가정이 교회와 사회 안에서 고유한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부르심의 재확인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회적관계보다 가정을 먼저 만드셨다. 특별히 교회는 가정을 작은 교회라고 가르친다. 교회와 가정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 원천은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정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 하나님의 가정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가정은 사랑의 공동체로 굳건히 세워질 것이다. 가정에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서로 사랑하고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된다. 부부가 사랑 안에서, 믿음 안에서 함께 기도하며, 아이들이 믿음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주는 일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가정 치유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정 사역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보다 구체적인 방안들을 연구하고 모색하는 계기를 세워야한다.

‘가정의 달’이어서 특별할 것은 없다. 매일이 어린이날이고 매일이 어버이날이며 스승의 날이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가정이 행복할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더 이상 억장이 무너지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정을 더욱 굳건히 지키자. 올해의 가정의 달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소중한 가정에서 웃음꽃이 넘쳐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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