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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릴레이 기고
코로나가 창궐한 시대의 선교
[1227호] 2020년 04월 28일 (화) 16:33:14 최동규 교수(서울신대 실천신학) kehcnews@daum.net

   
    최동규 교수
얼마 전 코로나19 전파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집단적 모임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한국교회가 반발할 때 나는 교회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한 공동체 모임의 중요성은 그 어떤 신학적 논리를 뛰어넘어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가 예배에 관해 말할 뿐 좀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 사태에 대한 선교적 자세에 관해 논의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서는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배와 선교는 교회가 세상을 향해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두 가지 방식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빛과 소금의 비유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두 가지 방식을 가르쳐 주셨다. 하나는 분리 또는 구별의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연결 또는 소통의 방식이다. 빛은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방식이고, 소금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그들과 하나가 되는 방식이다.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분리되고 구별되어야 한다. 예배는 우리가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앙 행위다. 따라서 우리는 이것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인 것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지난번에 우리가 예배를 고집했던 것도 이런 우리의 고유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교회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종교 행위만으로는 우리의 정체성을 제대로 어필할 수 없다.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방식이 있는데, 연결하고 소통하는 소금의 방식이다. 현재 복음에 대한 수용성이 낮고 저항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에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빛의 방식보다 소금의 방식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금의 방식은 실천하기가 어렵다. 소금이 녹듯 자기를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한다고 해서 정체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런 점에서 생각하면 작금의 기독교, 우리 교회들의 태도에 아쉬움이 있다. 세상과 다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크게 외치고 주장했지만 그들과 연결되고 소통하려는 노력은 우리 스스로 얼마나 했는가?

나는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는 인터넷 카페에 참여하고 있는데, 기독교와 교회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부정적인 말들이 쏟아진다. 낯이 뜨거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에 코로나 사태에 대해 기독교가 보여준 태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교회는 세상에 대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방식, 곧 소금의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먼저 세상이 처해 있는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이 겪고 있는 삶의 이슈들을 붙들고 함께 연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들이 처해 있는 고통과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학문적으로는 이런 개념을 ‘성육신적 사역’이라고 말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 주시기 위해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것처럼 고통 받는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1894년 청일전쟁 이후 한국교회의 교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 현상의 배후에는 고난 가운데 있었던 백성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삶이 있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1895년 한국 전역에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애비슨(O. R. Avison)의 지휘 아래 초교파적인 치료반을 조직하여 전염병 퇴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것도 이런 성육신적 정신에 의한 것이었다. 평양에서 사역하던 의사 윌리엄 홀(William J. Hall)은 청일전쟁이 나던 해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와 환자들을 돌보다가 본인 자신이 전염병에 걸려 사망하였다.

코로나가 창궐한 이 시점에 교회는 고통 받는 이 나라 백성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고통 받는 이 나라 백성들의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코로나가 창궐한 시대, 그리고 그 이후의 선교를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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