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미래 교회의 디딤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이 멈춰버렸고, 빛을 잃었다. 지구촌 곳곳에서 신음소리, 탄식소리가 아프게 들려온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기적이었는지, 온 성도들이 함께 예배당에 모여 목청껏 찬양하고 기도하면서 예배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한다”는 ‘오마르 워싱턴’의 말이 얼마나 의미 있는 말이었는지를.
춘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발표가 있던 2020년 2월 22일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주일 1, 2, 3부 예배 외에는 모든 예배와 모임을 2주 동안 중단하겠다는 첫 번째 목회서신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주일예배를 영상예배로 대체하겠다는 긴급 문자를 보낸 날이기 때문이다.
“예배를 소홀히 하거나 상황에 타협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성도들과 춘천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보건당국의 정책에 협력하는 차원에서 선제적,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이니 양해를 바랍니다”라는 긴급 문자를 보내놓고 목양실에 홀로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뒤로 우리교회는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정신이 들었다. 온라인에 대해서, SNS에 대해서, 영상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도, 은사도 없었지만 “이제부터 달라지겠다”고 결심했다.
교역자들과 함께 하나씩 영상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주일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는 유튜브,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은 구글행아웃meet, 당회와 순장모임, 구역예배, 기관별 기도모임은 줌(zoom), 그룹콜, 라이브톡 등으로 진행했다.
감사하게도 성도들은 동요하지 않았고, 교회의 지침들을 잘 따라줬다. 주일 영상예배(교육기관 포함)는 물론이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수요예배와 새벽기도에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성도들이 참여했다. 헌금 또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여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연세가 많은 분들 외에는 대부분의 성도들이 온라인으로 헌금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하늘평안교회는 4월 초에 100명을 대상으로 ‘영상예배의 장단점과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와 모임(훈련)을 영상으로 대체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잘했다’가 91%, ‘잘했다’가 9%였다. 영상예배의 전망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매우 필요할 것 같다’가 23%, ‘필요할 것 같다’가 56%로, 100명중 79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고,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하지만 분명하고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영적 훈련의 중요성이다.
“1파인트(pint)의 땀이 1갤런(gallon)의 피를 구한다”(조지 패튼)는 말이 있다. 하늘평안교회는 지난 2000년부터 20여 년 동안 제자훈련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코로나19의 위기상황 속에서 공동체가 조금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제자훈련에 있음을 나는 굳게 믿는다.
‘안코라 임파로’(Ancora imparo), 세기의 천재 미켈란젤로가 인생의 황혼녘인 87세 때 자신의 스케치북 한쪽에 남긴 글이라고 한다. 이탈리어로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19는 미래 교회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주신 것이 분명하다. ‘안코라 임파로’, 한국교회가 서로를 향해 비난하거나 정죄하는 대신 ‘함께’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함께’ 하나님의 섭리를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