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와 교계에 생겨날 변화들에 대해 예측하고 있다.
특히 목회자들이라면 코로나19가 가져올 목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예배를 드리고 있고, 기도모임이나 소그룹 모임도 교회가 아닌 다른 장소나 매체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여러 사회문화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이에 대해서 새로운 목회적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몇 해전 선교의 패러다임 변화에 한 획을 긋는 책 한권이 출판되었다. 바로 알렌 예(Allen Yeh)가 쓴 「Polycentric missiology」(다 중심적 선교학)이다. 알렌은 21세기 선교적 모델은 서구 중심에서 비 서구로 진행되는 선교가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사람에 의해서 일어나는 다 중심적 선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 끝나가고 포스트 포스트모더니즘(Post post-modernism)으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의 하나는 전통적으로 여겼던 어떤 것의 ‘중심’이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 사회와 문화가 수직적이고, 권위적이고, 직선적인 조직적 체계에서 수평적이고, 평등하고, 다원적인 역동적 체계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회와 문화적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안수받은 목회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으로의 변화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목회의 모든 영역에서 목회자 의존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목회자의 역량은 많이 제한적이다. 오히려 각 가정이나 소그룹에서의 평신도 역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 평신도들의 역할이 커질수록 목회의 강조점은 교인들의 멤버십에서 예수의 제자도로 옮겨져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목회자나 공동체의 도움이 없이도 성도가 신앙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나누고 예수와 동행하는 제자가 우리교회 안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셋째, 목회 사역이 교회당 중심에서 역동적인 네트워크 양상으로 바뀔 것이다. 성도들은 자신이 속한 개 교회의 모임과 활동을 넘어 다양한 네트워크 안에서 신앙생활을 할 것이다. 이 네트워크에서 인터넷과 가상 공동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가 활성화 되자 자신이 속한 교회뿐만 아니라 타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거나, 유튜브 설교로 예배를 대신한 성도들이 적지 않다는 통계를 접하고 있다.

넷째, 개 교회의 경계가 무너짐에 따라 지역 교회들 간에 경쟁 중심에서 상호 협력(Collabora 하는 목회가 요구될 것이다. 지역교회들이 연합하여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예수의 사랑으로 품는 공동체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다섯째, 제도화된 교회의 직분 중심에서 성도 개인의 영성이 개발되고 은사가 활용되는 성령 중심의 사역이 요구된다. 전통에 얽매인 제도와 수직적 계급 구조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성령이 주신 은사를 수평적 구조 안에서 질서 있게 활용함으로 교회 공동체가 영적 유기체인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온다.

마지막으로, 양적 물적 성장이 목표였던 시대가 종식되고, 영적 성숙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다. 교회와 성도들이 먼저 성공이라는 세상의 가치관을 버리고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는 성결한 삶을 살아내면서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변화된 새로운 피조물임을 증명하는 것이 전도의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 우리가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성결교회도 이런 역사적 전환기에서 새로운 목회적 패러다임을 잘 적용한다면 21세기 한국교회 안에서 좋은 목회적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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