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해도 교회정착 어려워
탈퇴자 품을 공동체 절실
신천지 거짓 교리 깨려면
체계적 교육과 상담도 필요

코로나19 사태로 이단 신천지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기성 교회와 가정을 병들게 하고, 갈등하게 만들었던 신천지의 끝없는 거짓과 모략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 신천지에 대한 반감과 경계심이 크게 높아졌다. 신천지인지 모르고 접촉했다가 세뇌당해 신도가 되었던 사람들도 신천지의 실체가 공개된 후 진실에 눈 떠 최근 신천지 탈퇴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단에 빠져 거짓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회심시켜 교회로 인도해야 할까. 신천지 탈퇴자들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신천지 출신 권남궤 전도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실장인 권남궤 전도사는 신천지 창립 초기인 1993년부터 2006년 말까지 13년간 신천지에서 주요 강사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최연소 강사이자 담임목회자로 승승장구했던 인물인데, 수뇌부로 활동하며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깨닫고 신천지를 나왔다.

탈퇴자, 또 다른 아류 따라가기 쉬워
권남궤 전도사는 “상담소에서 어렵게 신천지를 탈퇴하도록 만들고 나면 나중엔 이단 사이비에 빠지거나 무신론자로 남는 경우가 가장 많다”면서 “신천지에서 정통교회 목사를 거짓목자로 가르치고 정통교회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심어줘서 탈퇴하더라도 다시 교회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 년 동안 이단상담소 등을 통한 신천지 탈퇴자가 늘어나자 최근 신천지 측에서 부모나 지인에게 이끌려 이단상담소에 가게 될 경우 이렇게 대응하라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미리 준비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권 전도사는 매뉴얼에는 “이단상담소는 영을 죽이는 곳”, “상담을 받으러가기 전에 차라리 육체를 포기하라” 등의 지침을 만들어 극단적인 행위까지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저하게 정통교회로 가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이단상담, 교리의 허구성 밝히는 것 먼저
그렇다면 교회는 신천지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탈퇴시키고, 또 어떻게 교회에 적응토록 해야 할까.
권 전도사는 먼저 신천지 교리의 허구성을 깨야 한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이만희 교주에 대한 잘못이나 신천지의 허구성을 지적하면 반발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신천지를 탈퇴했거나 가족에 의해 억지로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이만희 교주와 교리에 대해 여전히 신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헛되고 잘못된 것인지를 먼저 알려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목회자가 먼저 신천지 교리에 대해 잘 알고 성경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탈퇴자들이 신천지의 교리를 완전히 벗어버리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정도 걸린다”며 “이 기간동안 성경을 가르치며 왜 이 사람이 신천지에 빠졌는지를 알아내고 이에 대한 맞춤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어려운 교리는 계시록
상담 중 탈퇴자들이 가장 많이 반발하는 교리는 요한계시록이다. 신천지의 계시록 해석과 정통교회의 해석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서 사도요한이 밧모섬에서 바라 본 환상계시를 1900년 후 이만희가 과천에서 보게 되었고, 이만희가 직접 예수님을 만났다고 가르친다. 반복해서 가르치고 시험보는 과정에서 이런 교리가 뇌리에 깊게 박혀 이를 깨는 게 쉽지 않다.

권 전도사는 “교리 상담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계시록 해석”이라며 “신천지의 방식대로 계시록을 해석하다보면 결국 이만희가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이 함께 하시는 목자라는 해석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어 중심의 성경 해석 때문에 일반 성도들도 미혹되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건강한 성경공부로 성도들을 무장시켜 신천지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회복과 용서의 공동체도 필요
상담과 성경공부를 시작한 탈퇴자가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이들을 용납하고 회복시켜줄 수 있는 공동체다. 신천지의 허상을 알게 된 탈퇴자들은 허탈함과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참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모두 무너지고 나에게 가족처럼 잘해줬던 사람들의 행동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신천지를 잊게 하기 위해서라도 탈퇴자들을 위한 공동체는 필요하다. 권 전도사는 2017년부터 탈퇴자들을 위한 이음교회를 부산에 설립해 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거짓 교리로 포교하기 위한 가짜 공동체보다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무장된 진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퇴자 30% 교회에 적응 못해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 정통교회로 파송되는 사람들 중의 70%는 교회에 적응한다고 한다. 신앙에 대한 열심으로 신천지에 빠졌던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열심히 봉사하면서 교회에 출석한다. 그러나 나머지 30%는 교회를 다시 떠나거나 무신론자가 된다.

권남궤 전도사는 “안타깝게도 10명 중 3명은 교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며 “신천지 교인이었다는 선입관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개월의 시간을 보내면서 신천지 교리를 완전히 벗어났지만 과거 신천지 교인이었다는 점이 이들의 신앙생활을 막고 있는 것이다.

권 전도사는 “이단상담소를 거쳐 정통교회로 파송받은 사람들은 신뢰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또 다른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권 전도사는 신천지 탈퇴자들을 향한 정통교회의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신천지 교인들도 언젠가는 우리가 품어야 할 하나님의 양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천지 교리와 교주가 잘못된 것이지 이들에게 미혹된 사람들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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