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국, 전세계 선교사들과 개별 연락해 현황 파악
상당수 국가 예배‧모임 금지, 통행제한
선교사도 인종차별 당해, 마트거리서 위협 받기도
긴급방역 키트, 중보기도‧철수 지원 필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선교지에 흩어져 사역하는 교단 선교사들의 안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본지와 해외선교위원회에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교지에서 초기엔 2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예배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선교사들도 현지에서 ‘한국인’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눈총을 받는 것으로 전해져 기도가 요청되고 있다.해외선교위원회는 선교지 국가별로 모든 선교사들과 개별 접촉해 현지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으며, 본지는 선교지 별로 이메일을 보내 생생한 현지 현황을 파악했다. 취합한 결과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도 현재 국가비상사태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학교는 휴교나 방학을 연장하고 있다. 또 통행을 제한하는 나라가 많고, 교회를 비롯한 모든 집회와 모임도 엄격하게 금지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선교사들도 예배금지와 이동 금지로 답답한 상황이고, 무엇보다 한국인(아시아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편견이 표면으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김영암 선교사는 “인도에 파송되었을 때 1992년 인도 봄베이를 시작으로 급속하게 페스트가 퍼졌던 당시의 긴장감이 지금 다시 올라오고 있다”면서 “남아공 정부는 현재 3주간 국가봉쇄령을 내려 전국민의 이동을 금지(lock down)했다. 이 때문에 교회사역이 갑자기 중단되고 신학교도 중도에 방학에 들어갔다. 이곳은 병원시설도, 의료진 의식도 낙후해 병에 걸리면 제대로 치료받을지도 알 수 없다. 기도하며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이훈희 선교사도 커지는 불안감을 걱정했다. 이 선교사는 “5월 1일까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모든 학교가 임시휴교 중이고, 다중시설을 폐쇄했다. 4월 22일 예정이던 개헌안 국민투표도 연기된 상황이다”면서 “현재 예배도 많이 모일 수 없어 여러 그룹으로 나눠 소수로 예배하거나 가정예배, 온라인 예배를 이용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특히 이 선교사는 “현지 젊은이들이 아내에게 ‘바이러스’라고 떠들며 인종차별을 해 위협받기도 했고, 노인들이 우리를 따가운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한다. 민감한 반응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동티모르 손현성 선교사는 “마트에서 현지인이 저를 보고 ‘한국인이다’라고 소리치며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고 씁쓸했다. 국가비상사태 선언 후 현재 예배는 중단된 상태다. 제가 진행 중이던 교회건축도 모두 중단됐다”면서 “선교센터에 17명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다들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 현재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이 사태가 오래 지속되면 SNS로 전도와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을 연구해서 실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예배 금지가 지속될 경우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네팔 유성재 선교사는 “한인교회를 비롯해 네팔 교회 모두 모임을 전면 중지한 상태고 3월 29일부터 예배를 가정예배나 온라인 예배로 드렸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모임이나 이동에 트라우마가 남아 ‘집체식 교육훈련’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동경기독교회 배명덕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35년간 주일 예배 장소로 사용해온 동경약복회관 홀이 폐쇄되어 예배처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배 목사는 “3월 29일 처음 소규모 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병행했다”면서 “아직 예배는 드리지만 교육과 교제는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성도들이 예배를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가 될까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유정은 선교사는 “교회의 모든 예배와 모임을 중단하고 온라인예배로 대처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지난 30일부터 교회와 성당 등에 예배허가를 내줬다”면서 “하지만 많은 성도들이 모임을 두려워하여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 손소독과 2m 거리는 두기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 출석률은 절반밖에 안 된다. 셀모임은 중단한 상태다. 2주간의 격리 기간이 끝난다해도 사태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교사들 사이에 금식운동을 진행하는 선교지도 있다. 
알바니아 김경애 선교사는 “3월 8일 이후 예배를 중단했는데, 한국처럼 영상을 만들지는 못하고 메신저로 성경공부 내용을 젊은층에게 나누고 있다. 메신저를 잘 못하는 분에게는 전화로 심방한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알바니아에서 기도운동이 일어나 3월에 3일 금식을 마치고 다시 4월 금식기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귀국편 항공편을 구해야 하는 상황의 선교사도 있고, 교회보다 지역사회 사정이 어려운  곳도 있어 관심과 기도가 요청되고 있다.

방글라데시 유OO 선교사는 “방글라데시도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예배가 어려운 상황리고, 특히 이곳은 코로나 예방과 치료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급속히 확산될 경우 이후가 크게 염려된다”면서 “현재 귀국할 비행기가 없어 한인회에서 전세기를 요청했는데. 비용이 비싸서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 이 전세기를 놓치면 언제 귀국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주 사우트포트한인교회 장원순 목사는 “정부지침에 따라 모든 교회들이 집회를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모든 교회 활동은 중단된 상태”라면서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교민들의 생계문제인데 여행과 유학관련 일이 모두 중단되어 워킹홀리데이 등 임시비자 거주교민은 항공편이 없어 한국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도 모두 종교집회 금지 중이고,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 등은 락다운으로 가택연금 같이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고됐다.

선교사들은 본국을 비롯해 선교지 상황이 빨리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품귀 현상으로 구하기 어려운 손 소독제와 마스크, 비타민 등이 포함된 구급키트를 지원해 주는 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말씀묵상과 양육교재, 가정사역 프로그램 등 지원 등의 요청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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