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극복 위한 긴급 좌담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예배가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신앙 활동은 줄어들고 교회도 위축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혼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일부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정부가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발동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현 상황이 주는 교훈을 살피기 위해 긴급 좌담회를 열어  앞으로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했다.

‘코로나19’ 사상 초유의 위기

박순영 목사(장충단교회)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췄다. 사회·경제적으로도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전에 모여서 드리는 예배마저 중지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 어떻게 보고 있나.

총회장 류정호 목사(백운교회) 현재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도 확산세가 계속되는 ‘펜데믹’ (감염병 최고 경계 등급)으로 엄중한 상황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에는 2002년도에 사스가 있었고 2009년도에는 신종플루가 있었다. 또 2015년에는 메르스 사태를 겪었다. 이처럼 수많은 예방주사를 맞았는데도 우리는 ‘이번에도 그냥 지나가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오늘날 더 큰 문제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윤성원 목사(전 총회장·삼성제일교회) 이기심과 탐욕,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무절제하고 무분별한 삶이 코로나19 사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이들이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영적 지도자인 우리가 먼저 반성하고 회개하며 성찰해야 한다.

코로나19 극복과 신앙점검

박순영 지금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교회가 특별히 성찰하고 회개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또 어떤 모습으로 회개하는 것이 좋을까.

김형배 목사(서산교회) 우리가 지금까지 드려온 예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과연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기쁘게 받으셨을까 하는 자성의 모습이 있어야 한다. 우리 교단부터 전국적인 회개운동을 펼쳐 진정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와 예배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간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임석웅 목사(대연교회)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극단적인 위기를 겪으면 신앙의 민낯과 밑천이 여실히 드러난다. 스스로에게 속고 있었던 신앙의 가면이 벗겨지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목회자를 비롯한 성도들이 신앙을 재정비해야한다. 하나님께서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가 회개하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한다.

류정호 올해 성결인대회에서 특히 이 회개운동을 집중적으로 펼치면 좋겠다. 사회적으로 모두가 남 탓만 하고 있는 이때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잘못을 회개하는 것이다. 이번 일로 인간의 무지와 무능을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 앞에 겸손함으로 회개하며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안전한 예배 방안은?

박순영 많은 교회가 이번 사태를 대비하며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환경적인 문제로 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들도 있다. 불가피한 사정이 있음에도 방역 당국과 지역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 예배의 모습인가.

한기채 목사(부총회장·중앙교회) 일단 예배 강행이나 예배 중단, 예배 대체라는 말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배는 강행되는 것이 아니고 중단하거나 대체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목회자로서 안전하게 성도를 목양할 책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맞춰 오프라인으로 소수가 모여 예배를 드리고 각 가정에 있는 성도들은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중앙교회에서는 가정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전 성도가 공유하고 매일 정오에 10분씩 기도하는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예배 형태를 다양화하고 시대와 상황, 각자의 환경에 맞게 지혜롭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기용 목사(신길교회) 기본적으로 방역 당국이 제시한 감염병 예방 7대 수칙을 준수하면 현장 예배를 드리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무원들이 우리 교회도 찾아왔지만,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고 아무런 제지 없이 돌아가기도 했다.

류정호 이번 사태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것 같다. 우리교회 사례를 보면 가정에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니까 믿지 않는 다른 가족이 함께 예배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교회에 같이 나가자고 할 때는 함께하지 않다가 집에서 예배를 드리니 동참하는 것이다. 이처럼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는 새로운 형태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다양화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비대면 상황, 성도 신앙 관리는?

박순영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신앙교육의 공백도 우려된다. 장년과 청소년, 어린이 등 연령대에 맞는 대책이 요구되는데,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이기용 성도간 교제가 어렵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묵상이나 경건훈련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바라봐야 한다. 목회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SNS나 유튜브 등 교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예배 외적인 부분에서도 성장을 꾀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영상 미디어에 익숙한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보다 효과적인 신앙교육을 이뤄낼 수도 있다. 이미 우리교회에는 부교역자들을 중심으로 매주 영상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김형배 꼭 여러 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요즘 누구나 갖고 있는 스마트폰 하나만으로도 온라인 예배나 콘텐츠 제작, 공유가 다 가능하다.

황덕형 총장(서울신대) 예배 형식의 다변화도 좋지만 예배의 중요성을 꼭 강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온라인 예배는 임시 방편임을 기억하고 코로나19 이후에는 다시 성전에 모여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기채 주일성수 개념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 세속적인 것을 피하고 장소와 시간과 인격을 구분해 성육신한다는 것을 다시 마음에 새겨야 한다. 영상예배가 익숙해지면 세속화되기 쉽기 때문에 이점을 명심하고 다시 교회로 모였을 때 참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예배 제한 행정명령 대처는?

박순영 한국교회 상당수가 방역 및 감염 예방 등 당국의 조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겠는지요.

류정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으로 정부 관료들을 만났을 때, 우려의 목소리를 분명히 전했다. 지금은 신앙적인 핍박을 받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환경적인 어려움을 겪는 건데, 계속해서 예배를 허용한다거나 허용하지 않는다는 등 물리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성도들은 신앙적인 핍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방역 당국이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한기채 정부가 교회를 통제하려는 여러 시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교회는 자발적인 시민의식을 갖고 대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가적인 위기 속에서는 교회가 ‘안전한 예배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예배하는 것이 위험한 것처럼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황덕형 대부분의 성도들이 교회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언론에서 쏟아지는 교회 관련 기사들을 보면 일부 입장의 목소리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성도들도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기 쉬운 때이다. 이런 때일수록 교회는 성도들에게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가 정상적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또 왜곡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교회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한다.

임석웅 정세균 국무총리가 4월 6일 전국 학교 개학일을 기준으로 다중집회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는데, 이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부활주일 한 주 전에 드려지는 4월 5일 종려주일 예배는 평소와 같이 예배당에서 드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목회자들이나 신학자들은 성도들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영상예배 등의 성경적인 근거를 명확히 정리해 신앙적인 혼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착한 임대료 운동’ 등 지역사회와 이웃을 도와주는 행동도 계속해서 실천해 나가야 한다.

윤성원 지금은 재난의 상황이다. 믿지 않는 이들은 계속해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의 모습을 보며 ‘신천지처럼 소통이 되지 않는 집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물론 영적인 것도 고민을 해야겠지만, 일반 국민이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분명히 진단하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회와 소통하려면 가장 먼저 공권력이 내리는 지침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김형배 목회자와 성도들은 영상예배를 드리면서도 성경암송이나 묵상, 기도생활 등을 더 잘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평소에 하지 않던 하루 세 번 기도하기와 금식기도 등을 한다. 성도들이 더 경건해지면서 예배를 사모한다는 느낌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평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줬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입장은 ‘다중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지 예배를 압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여러 지침을 잘 지키고 지속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여론은 바뀔 것이다.

갈수록 작은교회 위기론 대두

박순영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특히 상가 월세를 부담하는 작은교회는 존폐 위기에 놓여있다. 이에 대해 교단이나 교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형배 일단 큰 교회들은 평소에도 작은교회들에 선교비 등을 지원해온 만큼, 재정적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해당 지원액은 줄이지 말고 꾸준히 도울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한기채 총회 차원에서는 전국 교회들이 납부하는 총회비에서 10%를 더 납부해 그 돈을 작은교회에 지원하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목회자 한 달 사례비 중 십일조를 떼어 작은교회 돕기에 기부하는 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총회본부는 실무 직원들도 작은교회 돕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모아진 금액은 교단 내 1,200개 작은교회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형배 총회가 작은교회 돕기 운동을 추진하는 데 대해 공감한다. 하지만 일부 지방회나 각 지역 교회협의회 등에서도 이미 작은교회 돕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 이중으로 지원금을 납부해야 하는 현실도 이해해줘야 한다. 도와야할 작은교회를 모집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방회가 이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치도록 해 이중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기채 미국에서 목회할 때 경험한 것인데, 이른바 ‘옥합 모금’을 펼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옥합을 깨뜨려 예수를 섬긴 성경 말씀처럼 옥합(저금통)에 작은교회를 돕기 위한 돈을 모아 기부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코로나19 이후 교회 출구전략은?

박순영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말 그대로 출구전략을 짜야한다는 것인데, 교회가 다시 ‘모이는 예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석웅 예배의 형태는 역사적으로 시대적 환경에 따라 변화돼왔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시대 상황에 맞게 예배 형태의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도 전염병 사태처럼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한 장소에 모이는 기존의 예배를 잘 보존하며 드리되, 가정교회와 구역교회 등의 소그룹 모임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이 같은 상황이 또다시 찾아와도 신앙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김형배 성도 개개인의 영성 강화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되려면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긴 안목으로 봤을 때 개인의 영성이 강화되고 소그룹 예배가 강화된다면 그 어떤 환란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박순영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목회자들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코로나19 이후 다함께 모여 최선의 예배 드리는 날을 기대하자고 희망을 줘야 한다.

이기용 가정예배와 소그룹 모임 강화도 매우 중요하지만, 교회에 모여 다함께 드리는 예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인 발전을 꾀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신학적으로 예배를 다시 한 번 정립해 소규모, 대규모 예배 모두의 중요성을 배웠으면 좋겠다.

위기는 기회, 코로나19 사태의 교훈은?

박순영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가 무엇을 교훈 삼아야할 점은 무엇인가. 또 후대를 위해서는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윤성원 흩어지는 교회에 대해 정립할 필요가 있다. 교회의 관심을 내적인 것에서 외적인 것으로 돌리는 것이다. 모이는 교회가 있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흩어지는 교회 모습도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의 여러 역할을 재고해야 한다. 흩어지는 교회는 웨슬리가 말한 ‘영적인 성결’과 ‘사회적인 성결’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황덕형 이번 일을 계기로 신학교육의 현장도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사회는 무신론적 사고가 통용되는 사회다. 이런 가운데 신학교육은 철저하게 하나님을 변증하는 언어를 개발하고 하나님을 믿어야 할 이유를 전달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서울신대에 개설 예정인 소프트웨어과 등을 통해 ‘목회’와 ‘빅데이터’를 접목하는 등의 방법도 새로운 신학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순영 역사적으로 큰 격변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야생 박쥐에서 비롯됐는데 결국 인간이 파괴한 환경이 경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나님이 주신 생태계를 잘 보존하려는 노력도 교회가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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