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어느 신문의 사진 한 장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평범한 집 앞마당에 설치한 작은 팻말을 찍은 사진이었는데, 그 팻말의 문구가 유별나다면 유별난 것이었다. “Thank You Jesus For Bringing KIA To Our Town(예수님 기아차 공장을 우리 마을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아차 정몽구 회장이 이 문구에 대해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 없지만 이만한 믿음(?)이면 가히 고넬료(행 10장)에게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망발인가?

▨… 그 팻말의 주인공이 사는 웨스트포인트라는 작은 마을의 시장 드루 퍼거슨은 지난 2006년 정몽구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았을 때, “제발 기아자동차 공장 유치가 무산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음을 후에 토로하였다. 그 시장의 마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도 주께서 가버나움에서 만났던 백부장(마 8장)에게 버금갈 만하지 않겠는가. 이 또한 망발인지도 모르지만.

▨… 백부장의 믿음을 보신 예수님께선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고 하셨다. 나다나엘을 보시고는 이는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하셨다. 주님께서 오늘의 성결인들에게 과연 백부장과 나다나엘에게 주셨던 말씀으로 칭찬해 주실까. 부끄러움을 아는 이들은 머리를 조아릴 뿐일 것이다.

▨… “집으로 운전하며 오는 길이, 많은 교통량과 도로공사 때문에 막혔습니다. 한 운전자는 깜박이 신호도 켜지 않고 차선을 드나들었으며 추월금지 구역에서 추월했습니다. 그 차가 눈에 많이 거슬렸는데 차 뒤쪽에 물고기 표식이 부착된 것을 보니 슬퍼졌습니다. 그의 운전은 우리의 신앙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란 문제를 생각나게 했습니다(다락방·09년 5월 21일자).”

▨… 우리는 구하는데만 익숙해져 있다. 우리의 믿음은 언제나 구하는 것과만 연결되어져 있다. 과연 웨스트포인트 시장의 기도나 그 마을 사람의 팻말의 감사가 백부장이나 고넬료의 믿음과 비견되어져도 무방한 것일까? 차 운전 같은 일상에서조차 믿음의 삶을 드러내지 못하는 믿음도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는 믿음일까. 누군가를 헐뜯는데 익숙해져가는 풍토가 교단 안에 번지고 있다.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이제는 물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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