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탈퇴자 인터뷰
신천지 교리 서서히 세뇌시켜
가족에게도 신분 숨기며 활동
매일 포교 목표치 달성해야

신천지가 코로나19의 국내 유행 진원지로 밝혀진 후 신천지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천지라는 이단사이비 단체에 미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3년부터 5년 동안 신천지에 깊숙이 빠져 있다가 구리이단상담소(신현욱 목사)를 통해 회심한 청년 A씨에게 신천지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Q. 어떤 계기로 신천지 신도가 되었나?
A. 2013년 1월 경 친구를 만나러 나간 곳에서 ‘나무키움’이라는 단체 관계자들을 마주쳤다. 이들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나에게 삶에 대해 조언을 해줄만한 멘토를 소개해주겠다고 말했다. 고민이 많았던 때라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들에게 한 멘토를 소개받았다. 그는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Q. 복음방에서는 무엇을 했나?
A.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 3개월 만에 복음방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신들이 ‘평신도 양육’을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수차례 복음방에서 강의를 들었는데 당시에 섬기던 교회 목사님이 “그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셨다. 나도 그만 가고 싶어 복음방 사람들에게 더 이상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예언의 은사가 있다는 사람들이 와서 처음에는 나에게 선명하게 보이던 십자가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면서 그 십자가가 없어지면 죽게 될 거라고 겁을 줬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복음방을 다녔다.

Q. 신천지의 포교방법이 특이한 것 같다.
A. 신천지의 포교 방법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주로 심리적인 요소를 이용하거나 친구, 지인을 통한 유대관계를 이용한다. 때로는 자신이 신학생 또는 선교사 후보생이라고 말하면서 피드백을 부탁하기도 한다. 그렇게 관계를 맺으면 각종 행사의 참여를 독려하고 세미나를 듣게 한 뒤 후속 프로그램에 참석하라고 권유하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더 깊은 친분을 쌓는다.
복음방에 가도 신천지 교리를 대놓고 가르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것을 서서히 세뇌시킨다. 그러면서 듣는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평가한다. 대부분 복음방 강의 10~12회, 한 두 달이면 다음 단계인 센터로 넘어가게 된다.

Q. 복음방 이후 센터로 가게 되면 어떤 일이 진행되나.
A. 복음방 다음 단계인 ‘센터’에서는 월, 화, 목, 금 주 4회 교육과정에 따라 강의가 진행된다.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특강이 진행된다. 센터는 보통 초등과정 4개월, 중등과정 1개월, 고등과정 1~2개월로 구분돼 있다. 각 과정마다 시험이 있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면 또 다시 시험을 치러 마지막 단계인 ‘신천지’로 유월(입교)할 수 있다. 신천지가 되면 14만 4,000명, 왕 같은 제사장에 속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시험성적, 포교성적, 예배참석 등을 종합해 점수를 책정한다. 여기에 속하지 못하면 흰 옷 입은 무리(일반 성도)가 되어 제사장 아래에 속하게 되기 때문에 은근히 경쟁하게 된다.

Q. 센터 과정을 통과하면 신천지 교육은 끝인가?
A. 교육은 계속된다. 먼저 새신자 교육을 하는데 여기서는 예배를 드리는 자세와 이성문제, 포교방법, 부모님께 노출됐을 시 대처법, 신천지를 비방하는 것에 대한 대처법 등을 배운다. 센터에서의 시간과 비슷하게 교육이 이뤄지고 이를 모두 수료하면 각 부서로 편입이 된다.
신천지의 하루 일과는 아침 9시에 모여 교육을 듣고 10시부터는 부서별 모임을 한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밖에 나가서 포교활동을 한다. 매일 목표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오늘은 5명의 번호를 따야 한다’거나 ‘오늘은 예전에 번호를 받은 이들 중 몇 명을 만나서 복음방에 데려와야 한다’는 등이다.

Q. 기독교인으로서 신천지 활동을 하면서 이상한 점을 못느꼈나.
A. 대부분 사람들이 ‘정체를 숨기면서 포교를 하고 활동을 하는데 이상한 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다. 그런데 신천지는 이에 대해서 확실한 교리를 내세운다. 먼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포교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도 바울이 전도여행을 다닐 때 유대인에게는 유대인처럼, 율법 아래 있는 자에게는 율법 아래 있는 자처럼 했다는 고린도전서 말씀대로 신천지의 진리를 모르는 이들을 원활하게 전도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신천지인 것을 들키지 말라는 이유도 가르친다. 예수 그리스도가 열 두 제자들에게 ‘십자가 고난’을 예고하실 때 베드로가 그 일에 대해 부정하자 사탄아 물러가라 하신 마태복음 말씀을 빗대어 말한다. 신천지를 알지 못하는 부모님이 정체를 알게 되면 베드로처럼 사탄의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탄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당장은 밝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꾄다. 세뇌된 상황에서 이런 교육을 들으면 이상하다는 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Q. 신천지에서 어떻게 나왔나?
A. 신천지 활동을 하면서 중간에 가출을 했었다. 어머니와의 갈등이 너무 심해서였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이곳에서 듣는 말씀이 참된 진리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신천지에 다니는 것을 허락하겠다”면서 “더 좋은 말씀이 있으면 거기로 가겠다는 말도 했으니 어머니가 소개하는 목사님을 몇 분 만나보라”고 단서를 걸었다. 그렇게 어머니 소개로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님을 만나게 됐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신천지 말씀이 정말 형편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왔다.

이처럼 신천지의 포교는 치밀하고 교묘하게 진행되고 있다. A씨는 신천지에서 빠져나온 이후 계속해서 신천지의 실상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신천지의 포교 방법은 A씨가 소개한 방법 외에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교회에 침투해 신자들을 빼가는 ‘추수’와 목회자의 약점을 공격해 쫓아낸 후 교회 자체를 신천지가 접수하는 ‘산 옮기기’ 등이 있다. 또 정통교회 교단의 명칭을 도용해 위장한 뒤 소속된 교인들에게 신천지 교리를 가르치며 미혹하는 일들도 벌인다.

신천지의 이단성은 이제 한국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신천지의 실체가 속속 베일을 벗고 있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이들의 이단성에 미혹되지 않도록 무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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