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 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국을 얼어붙게 하던 지난 24일,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완전무장의 병사처럼 방역복으로 몸을 감싼 의료진 한 명이 고개를 떨군채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방역복으로 멘틈없이 감싸서 얼굴도, 신분도 알 수 없었지만 사진이 드러내는 분위기만은 누구나 느낄 수 있었다.

▨… 방역복의 흰 색이 던져주는 메시지, 그것은 피로와 탈진이었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너무도 많은 환자들과 씨름하느라고 자신의 건강같은 것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자신의 명예로 알고 그것을 지켜내려는 일념으로 자신을 내어던지는 자의 결단이 드러나는 사진이었다. 중국에서 우한 코로나의 위험을 알리며 분투하다 생명까지 바친 의사 리원량을 떠올리게 하는 사진이었다.

▨… “헌팅턴병이 제 가족에게 있음을 알았을 때 제게 일어난 최악의 상황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었어요. 아버지는 우리에게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희망이 없다고는 결코 말하지 않았어요.”(낸시 웩슬러, 유전자 사냥꾼) 평생을 헌팅턴병과 씨름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한 의사의 고백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어도 우리의 의사들은 웩슬러처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의 본령을 알기에….

▨…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중략) 나는 인류,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후략)” 모든 의업 종사자들이 이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안에 있음을 인정한다면, ‘코로나19’ 대책 입안자들은 저들의 건의를 우선해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는가.

▨… 목사는 하나님을 향한 헌신을 다짐하지만 그것은 또한 다른 사람(인류)을 향한 섬김으로 나타나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모든 사람들이 움추러드는 이때 교회는, 하나님의 종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우리는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바이러스와 맞서는 일은 의사의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그 의사를 도울 수 있는 길을 교회는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예배를 중지하고 세정제로 손만 씻는 교회라면 손 씻는 빌라도와 무엇이 다른지를 자문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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