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벗 삼고 웰빙 신앙으로 성숙 ... 어울림과 쉼 자연친화적 공동체


경기도 의정부에서 양주군 백석읍 방향으로 약 6km를 달려가면 지방도 옆에 ‘길벗교회’라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주위는 군부대 밖에 없고, 진입로도 식당에 가려 있지만 주일이면 길벗교회(정병남 목사)는 성도들로 북적거린다. 쉼과 영성을 얻으려는 성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권사회 기념교회로 서

길벗교회도 처음에는 여느 농촌교회처럼 고전했다. 교회 주변에 인가도 별로 없고, 그나마 노인층이 대다수다. 실제로 길벗교회 이전에 이미 두개의 교회가 들어왔다가 실패하고 문을 닫은 상태였다. 개척 초기에는 인근 부대에 있는 군인 가족과 지역 노인 몇 명이 교인의 전부였다. 그렇지만 개척 4년차인 올해는 출석 성도 100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농촌교회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부흥이다.

그렇다면 농촌 개척교회로서 성장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2004년 9월 ‘전국권사회 기념교회’로 설립된 길벗교회는 자연을 낀 농촌교회라는 하드웨어와 이를 최대한 활용한 목회적 소프트웨어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것이 가장 큰 성장의 요인이다.

웰빙 시대에 교회 앞에 넓은 저수지와 작은 숲, 산책로 등이 있다는 것이 도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었고, 농촌에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청소년 사역과 색소폰 동우회 등 문화적 틈새를 공략한 것은 주효했다.

길벗교회는 우선, 중등부 아이들을 신앙적으로 키우는 사역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다. 지역 청소년을 흡수하기 위해 겨울방학 동안 ‘청소년 사관학교’를 열었다. 두 주간 합숙하면서 새벽기도회와 말씀 묵상 등 신앙훈련과 독서교실, 영어교육, 심신 단련 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또 매주 토요학교를 통해 청소년 사역을 이어갔다. 올해로 3년째 맞은 청소년 사역은 부모들의 전도 접촉점이 되있고, 실제로 이를 통해 등록한 학부모도 꽤 있다. 올해부터 시작한 청소년들을 위한 원어민 영어교실에는 20여명이 매주 참석하고 있다.

색소폰 동호회 눈길

길벗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광경이 있다. 시골교회 안에 색소폰 동우회가 있다는 것이다. 가끔 교회 인근 호수와 논두렁에서 열리는 색소폰 연주회는 길벗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군부대 위문공연을 위해 시작된 색소폰 레슨은 이제 양주시 색소폰 동우회에서 참석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웬만한 성도들은 색소폰을 연주하는데, 색소폰에 빠져 교회에 정착한 성도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색소폰 레슨을 매개로 여덟 가정이 새 가족이 됐을 정도다.

길벗교회는 전통적 목회 스타일을 고집하기 보다는 어울림과 쉼이 있는 공동체 영성을 추구하고 있다. 한 주간의 곤고함을 떨쳐내고 하루만이라도 하나님께 죄를 자복하고 위로를 받으라는 배려가 깔려 있다. 이러한 배려는 교인들에게 심적 편안함을 안겨준다. 여느 교회는 예배가 끝나면 떠나기 바쁘지만 이곳 성도들은 교회를 쉬 떠나지 않고 코이노니아를 맘껏 즐긴다.

야외에서 식사와 가벼운 운동으로 피로를 씻기도 하고, 그림 같은 호수 길을 거느리며 산책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밭으로 나가 농작물을 직접 가꾸고, 밭에서 나온 농작물을 함께 먹으면서 정도 나누고 믿음도 키우고 있다. 그야말로 자연친화적인 신앙생활에서 오는 만족감이 남다르다고 한다. 농촌교회가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병남 목사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 속에서 예배도 드리고 교제도 하다보면 치유가 저절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주말농장 운영도

올해부터는 공동 경작에 이어 주말 농장을 시작했다. 임대한 밭을 주말농장으로 일반인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한 기본적인 농기구와 비료 등은 교회에서 부담하고 있다. 스스로 찾아오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물론 전원교회로서 시설적인 측면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도 있다.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예배공간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교육관과 야외 식당을 최대한 활용하지만 역부족이다. 교회 시설을 더 확장하려고 해도 임대 건물이라는 한계가 있어 대안을 찾는 중이다.

‘예수님 이야기로 행복한 교회’를 꿈꾸는 길벗교회는 주5일 근무 시대에 알맞은 웰빙교회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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