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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교회력에 따른 예배를 제안한다
성서정과에 따른 예배, 목회자 부담 덜어
[1213호] 2020년 01월 08일 (수) 17:19:44 조기연 박사 kehcnews@daum.net

   
▲ 2018년 신촌교회에서 열린 교회력에 따른 예배 콘퍼런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하기 위해서는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배의 회복이 교회의 회복이라는 의미다. 조기연 박사는 목회자들에게 교회력을 기초로 1년 52주, 주일에 읽을 성경본문을 정해놓은 ‘성서정과’에 따른 예배 준비를 제시했다.

설교본문 정하기, 그 어려운 과제
목회자들은 매 주일 설교본문을 어떻게 정할까? 필자가 보기에는 세 가지 방식이 있다.
첫 번째는 목회자가 임의로 본문을 선정하는 것이다. 물론 교회의 상황과 세상 돌아가는 형편 등이 고려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예측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목요일쯤 되면 본문을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목회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목회 초년병 시절에는 하고 싶은 성경본문들이 많고 열정적으로 설교할 수 있지만 일주일에도 대여섯 번씩 설교를 해야 하는 한국의 목회현실에서 목회 5년차를 넘어 10년차쯤 되면 웬만한 본문은 다 설교를 해보게 된다. 여기에 본인이 축적했던 설교 소재들도 바닥이 나게 되면서 이제는 매 주일 다가오는 설교본문 정하기가 고통에 가까운 작업이 되고 만다.
두 번째 방식은 강해설교이다. 성경에서 책을 정하여 차례로 설교하는 것인데 성경본문을 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성경의 어느 책을 읽느냐에 따라 설교와 예배의 방향이 정해질 뿐만 아니라 과도하게 목회자의 의도대로만 설교 주제가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주일설교가 위에서 내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기보다는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주고 싶은 말씀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고, 목회의 방향도 목회자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정해지게 될 위험이 있다.
세 번째 방식은 성서정과(Lectionary)에 따라 본문을 정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매 주일 성경본문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설교본문을 정하는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교회력에 따라 예배와 설교를 하는 장점과 아울러 그리스도 중심적 예배와 설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해에는 성서정과를 따른 예배와 설교를 해보기를 추천한다.

성서정과는 무엇인가?
성서정과는 철저히 교회력을 기초로 1년 52주, 주일에 읽을 성경본문 네 곳(구약, 서신서, 시편, 복음서)을 정해 놓은 성구집이다. 성서정과가 교회에서 사용된 것은 초대교회 때(4세기)인데, 이때 이미 교회들은 교회력에 따른 시간표에 따라 성경본문들을 준비했었다. 이후 여러 성서정과들이 출현하게 되었는데, 비잔틴 성서정과, 예루살렘 성서정과, 에데사 성서정과, 로마 성서정과, 룩셀의 성서정과, 톨레도의 성서정과 등이 7세기 이후 11세기까지 발전되었다.
그러나 루터교나 성공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개신교회들은 성서정과에 대하여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들은 성경을 차례로 읽어내려가는 방식으로 설교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현대 개신교회들이 성서정과에 관심을 보인 시기는 1970년대 이후이다. 1970년 미국의 남장로교회와 북장로교회, 1973년 미국성공회와 미국루터교회, 1974년 미국 제자교회와 연합그리스도의 교회, 1976년 미국감리교회가 자신들의 성서정과를 제정하게 된다. 성서정과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드디어 1972년 ‘교회일치를 위한 협의회’를 조직하게 되었고, 산하에 설치된 ‘공동본문 협의회’는 1978년부터 시작하여 4년간에 걸친 연구 끝에 1982년 ‘공동성서정과’(Common Lectionary)를 출판하게 되었다. 공동성서정과는 9년 후인 1992년에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는 ‘개정판 공동성서정과’를 출판하여 현재 독일교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의 많은 교단들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정장복 교수가 매년 출판하고 있는 ‘예배와 설교 핸드북’을 개정판 공동성서정과로 사용하고 있다.

   
▲ 성만찬을 집례중인 조기연 교수.
공동성서정과의 구조와 신학

공동성서정과 구조의 특징은 3년 주기로 교회력 절기들을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첫째, 공동성서정과는 3년 주기로 되어 있으며 매 주일마다 4개의 본문(구약, 서신서, 시편, 복음서)이 할당되어 있는데 그 중심에는 복음서가 있다. 이는 매 주일의 본문을 정할 때에 먼저 그 주일이 교회력 상으로 어느 절기에 해당되는지를 고려해 가장 적절한 복음서 구절을 정하고, 그 복음서 본문과 연관되는 구약의 구절과 서신서의 구절을 나란히 그 주일의 본문으로 정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같은 주일에 배정된 성경본문들은 서로 공통되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둘째, 공동성서정과는 두 개의 주요한 교회력 절기들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첫 번째 축은 성탄절 주기로서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예수 수세축일 등이고, 두 번째 축은 부활절 주기로 사순절, 성주간(종려~수난주간), 부활절, 오순절, 삼위일체주일 등이다. 당연히 이들 주일에 배정된 성경본문들은 해당 교회력상의 절기와 관련이 있는 본문들이다. 그러므로 매 주일마다 주어진 본문을 중심으로 설교를 하면 자연스럽게 교회력을 지키게 되고, 그리스도 중심적 예배와 설교를 하게 된다.
셋째, 교회력상의 절기에 해당되지 않는 주일들은 ‘비절기 기간’ 또는 일반주일로서, 이 기간 동안에는 성서의 본문이 주제를 따라 선정되지 않고 각 권별로 연속읽기 방식으로 할당되었기 때문에, 같은 주일에 배정된 세 개 본문의 주제가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넷째, 매 주일 시편을 포함하여 4개의 본문이 제공되지만 그 중 어느 한 본문만을 가지고 설교할 수도 있으며, 특히 비 절기기간에는 이런 방식이 유용하다.

성서정과로 쉽게 설교하는 방법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에 예배학 박사과정을 함께 공부하던 몇몇 타교단 목사들과 함께 이 방법을 실천하여 많은 유익을 얻었기에 소개한다.
성서정과로 예배와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은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함께 모여서 설교준비를 위한 모임을 갖는다. 이때 돌아오는 주일의 성경본문과 그에 대한 주석을 미리 읽어오고 관련된 적절한 예화가 있으면 가지고 온다. 함께 모여서 본문을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을 하는데, 여기에서 온갖 상상력과 질문들을 함께 동원하고 서로 답을 시도한다. 난해한 구절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본문이 어떻게 오늘의 회중들에게 복음 즉 기쁜 소식이 되는지 등을 토론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낙서하듯이 메모하여 집으로 돌아온 후에 일주일을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일이나 뉴스, 또는 본문 관련 서적 등을 접하며 본문과 관련지어본다.
이렇게 하면 설교준비가 매우 수월하고, 혼자서 할 때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깊은 설교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는 관점을 접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내 설교원고에 담을 수 있게 된다. 새해에는 꼭 성서정과를 사용하여 쉬우면서도 풍부한 설교와 예배를 하시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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