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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글이 만든 세계
[1213호] 2020년 01월 08일 (수) 17:19:44 허상봉 목사(동대전교회 원로) kehcnews@daum.net

   
    허상봉 목사
한 시대의 금서였던「공산당 선언」(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을 읽고 우리 사회의 단면을 조명해 보았다. 교보문고 설립자 대산 신용호 회장은 광화문 대로변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을 돌판에 새겨 놓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독서의 중요함을 깨닫게 하였다.

신 회장은 어린 시절 병치레로 학교에 다니지 못했지만, 독서로 배움의 의지를 이어나갔고, 한국 보험업의 선구자가 되었다. 이력서 학력란에 재학한 학교를 기재할 내용이 없어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운다’라고 쓴 일화는 유명하다.

사람이 성장 과정에서 어떤 책을 읽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세상에는 안 읽어도 되는 책도 있지만,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참고해야 할 책이 있지만 필독해야 할 책이 있다. 특히, 목사, 교사, 교수, 작가 등 말과 글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들은 일상과 청소년기에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사상과 인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준다.

마틴 푸크너는「글이 만든 세계」라는 책에서 실제로 구 소련, 지금의 러시아의 레닌, 중국의 모택동, 베트남의 호치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공산당 선언」을 읽고 혁명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소련의 블라디미르는 공산당 선언을 읽고, 공산당 선언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을 하다가 블라디미르 울리야노프라는 새 이름을 얻었는데, 그가 바로 공산주의자로 무장되어 구 소련, 지금의 러시아를 공산주의 국가체계로 만든 직업 혁명가 레닌이다. 중국의 모택동은 벼농사를 짓던 아버지께서 유교 경전을 읽도록 학당에 보냈지만, 공부에 싫증을 느끼던 때에 번역된 공산당 선언을 읽고, 그 책을 읽은 지 몇 달 만에 공산주의 조직을 만들어 공산혁명의 지도자가 되었다.

베트남의 호치민은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을 때, 증기선에서 일을 하며 세계를 여행했지만, 프랑스에서 공산당 선언을 읽고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프랑스 식민주의에 맞서는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미국이 후원하는 독재자 폴헨시오 바티스타가 쿠바의 권력을 장악하려고 쿠데타를 기획했던 1952년 공산당 선언을 읽고 공산주의자가 되었다.

만일「공산당 선언」의 저자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그리고 공산당 선언의 독자가 되었던 소련의 레닌, 중국의 모택동, 베트남의 호치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성경을 읽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복음주의자가 되었더라면 세상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책은 사람을 만든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저「공산당 선언」(2018.12. 책세상) 85면을 보면, ‘이 혁명은 어떤 발전경로를 밟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혁명은 무엇보다 민주주의 체제를 그리고 그와 함께 직접, 간접으로 프롤레타리아의 정치적 지배를 창출할 것이다.”

하바드대학교의 마틴 푸크너 교수는 「글이 만든 세계」(2019.4. 까치) 329면 이하에서 언급한 독자들이 공산당 선언을 접하게 된 배경과 공산당 선언에 심취하여 혁명가들이 되었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많은 지면으로 검증되지 않은 실패한 이론이 정치 혁명가들에 의하여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려주었다. 그 가운데 한 단락을 인용한다.

“공산당 선언이 러시아 혁명에 의해서 역사의 최전선에 일약 등장했던 것처럼 소련의 몰락 이후로 그 명망에도 금이 갔다. 오늘날 그 책은 1850년대와 186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금 구닥다리로 여겨지고 있다.”
망각에 묻혀 있던 이론으로 학습된 정치인들이 과연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어떠한 대안을 내어놓아 사회발전에 공헌하고 기여할지에 대한 역사의 안목을 가져야 할 때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 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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