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3만 3,000명 북한선교 일꾼으로 양성해야
탈북민 75% 신앙이탈…탈북민교회 설립 절실

탈북민 3만3,000명 시대. 어느 덧 우리나라도 탈북민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관악구 탈북민 모자 아사 사건과 같이 탈북민은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이기도 하다. 이들을 위해 이 시대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탈북민 선교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본다.

탈북민 생활고 심각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통상 3개월의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거주지 보호 기간인 5년 동안 한국 정착 지원을 받는다. 탈북민들은 기본적으로 전국의 하나센터에서 8일, 50시간 동안 지역 적응교육을 받는다. 이후에는 정착·고용지원금, 무료직업훈련 등의 지원과 함께 편입학, 등록금 지원 등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5년의 보호 기간이 지나면 탈북민 스스로 자립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를 맞는다. 탈북민들이 받는 남한 정착금은 3,700만 원 정도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반평생을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아온 이들이 남한에 적응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펼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돈이다.

임대주택 입주나 월세로 상당한 금액의 정착금을 사용하고 북한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운 브로커의 사례비로 최근에는 1,000~15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민 선교가 북한복음화 시작
탈북민들은 처음 남한에 왔을 때 타종교보다 기독교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하나원 안의 교회에는 한 기수 100여 명 당 약 60%의 탈북민이 출석한다. 이것은 탈북 과정에서 선교사 또는 목회자들의 도움을 입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하나원 퇴소 후 사회에 나가면 스스로 교회를 찾아가는 탈북민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대한민국 입국 후 4~7년이 지나면 약 25% 정도의 탈북민만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탈북민들이 교회를 안 나가거나 신앙을 포기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남한 정착이 어렵기 때문이다. 몸을 많이 쓰는 노동직에 종사하는 탈북민들은 주일에 쉬고 싶다는 이유로 교회 출석을 꺼리게 된다.

또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아지면서 교회 도움이 필요치 않아 교회를 안 나기도 한다. 탈북민에 대한 교회 내의 선입견 등도 이유 중 하나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한국교회가 탈북민 선교를 위해서는 탈북민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신앙생활을 무리 없이 이어가도록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회 내 탈북민들만 모이는 부서를 만드는 것도 대안이다.

중앙교회(한기채 목사)는 북한선교부를 통해 매주 탈북민 예배모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지도 교역자 외 탈북민끼리 모이기 때문에 그들이 소통과 교류를 하면서 신앙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수정교회(이성준 목사)도 탈북민을 돕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탈북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 청소부터 탈북민 정착, 구직상담 등을 돕고 있다. 그러나 지교회 사역과 함께 교단 차원의 탈북민 선교가 필요하다.  

우리교단은 제113년차 총회의 중점사업으로 탈북민교회 설립 모금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총회는 탈북민교회 설립을 통해 체계적인 신앙훈련·양육, 자녀들을 위한 교육(한국어, 영어, 컴퓨터, 논술) 및 의료지원과 같은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탈북민들의 남한 적응과 복음화, 북한선교의 기반을 다지는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총회장 류정호 목사는 “탈북민교회 설립은 단순히 교회를 하나 설립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탈북민을 성결교회의 사역자와 협력자로 양성해 나가려 한다”며 “탈북민을 거룩한 성결인으로 양육하면 그들이 북한선교를 주도하고 북한지역 82개 성결교회를 재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북민교회 설립에 있어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은 설립을 위한 재정이다. 그동안 총회는 전국교회의 모금으로 조성된 통일기금이 있지만 수억 원이 들어갈 교회 설립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최근 총회가 탈북민교회 설립 기금 모금에 들어갔는데 모금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 홍보와 독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교회를 어디에 세우는 가도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 탈북민 분포를 분석해 보면 현재 수도권에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가 8,391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이 6,943명, 인천이 2,654명이다. 수도권에 탈북민 거주가 많은 것은 임대주택 입주, 취업 등 거주 여건이 지방보다 더 낫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단의 탈북민교회 설립 과제
특히 서울 서부지역은 서부트럭터미널에서 양천구청역까지 많은 단지에 탈북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과 부천의 경계인 구로구 항동, 부천 범박지구 등의 임대주택에도 탈북민 거주가 늘고 있다. 부천의 경우, 서울신대와 오엠에스 한국지부와 가까워 성결인 자원봉사들의 도움을 받기가 쉬울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과제는 누구를 목회자로 세울 것인가이다. 탈북민 출신 목회자에게 담임을 맡길 수도 있고 일반 목회자에게 맡길 수도 있다. 이것은 교회 설립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현안을 따져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신대에는 신학대학원과 학부에 각각 1명씩 탈북민 출신 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교단의 통일선교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탈북민 사역자 양성이 필요해 보인다. 더 많은 탈북민들이 교단의 목회자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힘쓰고 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목회 경험을 쌓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탈북민교회 목회는 일반적인 목회사역 외에도 탈북민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될 필요가 있다. 탈북민을 위한 제자훈련 과정 뿐 아니라 이들이 탈북과정에 받은 트라우마 등 내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상담사역이 병행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교육사역이다. 한국어와 외국어, 논술 교육 등을 교회에서 배울 수 있다면 많은 탈북민 부모들에게 교회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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