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은퇴장로님의 송년 소회 한마디/“혼란과 분열, 혼돈의 한 해가 갑니다. 낮에는 두 개로 갈라졌다 밤에는 하나가 되는 되는 대나무로 ‘만파식적’을 만들어 이 피리를 불면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질병이 치유되며 전쟁이 그쳤다는데… 풍랑을 잔잔케하신 주님의 능력의 말씀은 어디에 없는지? 죄와 질병과 억압에서 자유케 하는 찬양은 어디에 없는지?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처럼 교회는 빛을 잃어버렸나 봅니다.”

▨… 삼국사기의 설화 만파식적에서 풍랑을 잠잠케 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읽어낸 우리 성결인 은퇴장로님은 노도의 풍랑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채 갈팡질팡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기해년을 보내는 한국교회, 아니 우리 성결교회의 모습도 또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으로 읽어내셨다. 누가, 우리 성결교회의 평신도들에게 신학적 이해가 없다고 하는지, 신앙과 사회적 삶을 일치시키지 못한다고 하는지 감히 묻고 싶다. 만용이라고 비아양대는 이가 있다 하더라도…

▨…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성결교회의 이 은퇴장로님은 “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보내도 항상 거문고의 가락을 간직하고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결코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라며 목사의 가난한 삶과 좁은 길을 신흠의 야언(野言)에 빗대 깨우쳐주기도 하였다. 이 죽비소리를 오늘의 우리교단 목사들은 얼마나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감히 묻고 싶다.

▨… 나라의 경제가 어려우니 일자리 없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 나라꼴이 어지러운데도 풍랑을 잠잠케하기는커녕 제몸 보신하기에 급급한 교회의 행태에 좌절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 평신도들의 신학적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려 하지도 않고 가야할 길 앞에서 주판알만 튕기는 목사들의 모습에 절망한 젊은이들이 ‘가나안’을 외친다. 이것이 기해년의 한국교회 그리고 우리 성결교회의 모습이라면 진단이 너무 엇나가는 것일까. 과장의 자학에 빠지는 것일까.

▨… 뉘라서 지난 날이 후회스럽지 않고 아프지 않을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부름을 받았으면서도 그 소명을 다하지 못하는 아픔을 감추려는 목사가 과연 있기는 있으랴. 그럼에도 그런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함께 하시는 줄을 믿기에 우리 성결교회의 목사님들은 새해에도 십자가를 향해 설 것이다. 골고다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저들은 결단코 ‘매일생한불매향’의 의미를 잊지도, 모른체 하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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