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떡볶이 먹으러 떡교 가자!”
매주 금요일 떡볶이 전도로 어린이들에게 복음 심어

경기도 가평에 ‘떡교’라 불리는 교회가 있다. 강원서지방 가평교회(한근호 목사)는 매주 금요일 오후 떡볶이 전도를 실시하며 인근 가평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떡교’는 ‘떡볶이 주는 교회’의 줄임말로 학생들이 붙여 준 교회 별칭이다. 떡볶이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가평교회는 영원한 생명의 떡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린이들의 영혼에 심고 있다.  

떡볶이에 복음 담아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가평교회 주방은 떡볶이 만드는 손길로 분주하다. 수업이 끝나면 가평초등학교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평교회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오후 2시가 조금 지나자 초등학생들이 하나 둘씩 가평교회에 들어온다. 대기하고 있던 성도들은 어린이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출석스티커를 한 개씩 나눠준다. 입구에 걸어놓은 출석판에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어린이들은 스티커를 붙이고 교회로 들어간다. 5주 동안 계속 출석한 어린이는 간식과 학용품을 상품으로 받기 때문이다.

본당 1층에는 3~4명이 같이 떡볶이를 먹을 수 있도록 미리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또 다른 성도가 어린이들을 자리에 앉힌 후 떡볶이가 나올 동안 짧게 성경 말씀을 전하고 기도한다. 5분 후 막 조리를 마친 먹음직스런 떡볶이가 어린이들 앞에 놓인다.

어린이들이 맛있게 떡볶이를 먹으며 금방 한 접시를 비운다. 떡볶이를 다 먹은 어린이들에게는 매운 맛을 가시도록 요구르트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학원에 가야하는 어린이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를 뜬다. 조금 여유가 있는 어린이들은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교회가 미리 준비한 보드게임을 즐기며 논다. 곧장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은 컵에 떡볶이를 담아준다.

이렇게 매주 금요일마다 가평교회를 찾는 어린이들은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80명에 이른다. 교회가 초등학교 후문과 가까워 후문이 열리는 날과 닫히는 날에 따라 인원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교사와 성도들은 금요일마다 초등학교 후문이 열리길 기도한다.

맛있는 떡볶이를 찾아라
가평교회가 처음 떡볶이 전도에 나선 것은 2015년 3월이다. 당시 젊은 부부들이 학업과 직장으로 인해 가평을 떠나면서 가평교회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수도 급감했다. 조금씩 출석 어린이가 줄더니 결국 한 명도 안 남아 교회학교 문을 닫아야했다.

교회학교를 다시 살리고자 고민하며 기도하던 한근호 목사는 문득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떡볶이를 통해 전도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번쩍 떠올랐다.

곧 바로 한 목사와 교사·성도 5명이 ‘떡볶이 전도팀’을 만들었다. 과제는 아이들이 정말 맛있어할 떡볶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선 최고의 재료를 구했다. 마트에서 파는 밀가루 떡이 아닌 방앗간에서 쌀로 직접 뽑은 떡을 준비했다.

떡볶이 조리는 교회에서 제일 음식을 잘하는 성도에게 맡겼다. 조리를 맡은 성도는 발품을 팔아 주변에서 떡볶이가 맛있다고 소문난 가게도 찾아다니며 맛을 봤다. 고추장과 여러 양념을 섞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맛을 뽑아냈다.

떡볶이 전도팀은 개시 2주전부터 초등학교 정문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어린이들에게 홍보했다. 그러나 떡볶이 전도 첫날, 실망스럽게도 교회를 찾아온 어린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교회에 경계심과 부정적 인식이 가득한 어린이들이 스스로 교회를 찾아올 리 없었던 것. 차갑게 식은 떡볶이를 먹으며 한 목사는 다시 전략을 세웠다. 어린이들이 교회에 오지 않으면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다음 주 초등학교 후문 앞에 부스를 차리고 컵에 떡볶이를 담아 어린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배가 고프던 차에 공짜로 나눠주는 떡볶이를 거부하는 어린이는 한 명도 없었다. 한 목사는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그 다음 주, 후문에서 10m 떨어진 곳에 부스를 차리고, 그 다음 주에는 30m에 부스를 차렸다. 7주째에는 교회 앞까지 어린이들이 찾아오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전도 두 달 만에 어린이들이 교회 안까지 들어왔다.                 

떡볶이를 먹고 간 30여 명의 아이들이 친구를 데리고 오면서 조금씩 불어나 많을 때는 80명이 떡볶이를 먹고 갔다. 이제는 복음을 전할 차례였다. 아이들이 자리에 앉은 다음 떡볶이가 나올 약간의 시간 동안 성경말씀을 전했다.

친교실 벽에도 성경말씀을 붙여놓고 차트로 만든 어린이 사영리도 전했다. 또 달란트 잔치를 열어 아이들이 교회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했다.       

어린이 전도는 투자다
4년여 동안 꾸준히 떡볶이 전도를 한 결과, 가평교회에 아이들이 얼마나 모였을까? 지금 15명 정도의 아이들이 가평교회 교회학교를 출석하고 있다. 모두 불신가정의 아이들이다. 4년여의 노력에 비하면 열매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근호 목사는 생각이 다르다.

“아이들의 출석만 열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교회를 찾아왔던 아이들이 언젠가 인생을 살다가 힘들 때 교회를 떠올리고, 교회에서 먹은 떡볶이 맛을 떠올린다면 아마도 스스로 교회에 찾아오거나 복음을 받아들이기 쉬울 겁니다.”

한 목사는 어린이 전도는 당장의 열매를 기대하기보다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아직 적은 수의 아이들이 모이지만 교회학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희망이다.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도 절반 이상의 교회에 교회학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면 심각한 수준이지요. 지금은 옛날처럼 아이가 혼자 교회에 오는 시대도 아니고 무엇보다 교회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떡볶이 주는 교회, 가평교회가 아이들이 넘쳐나는 교회,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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