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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억수로 감사합니다
[1207호] 2019년 11월 24일 (일) 00:36:56 이성범 장로(동신교회) webmaster@kehcnews.co.kr

   
   이성범 장로
길가의 은행잎이 어느새 짙은 노오란 옷으로 갈아입고 짖궂은 바람녀석이 심술을 부리면 어쩔 줄 모르고 몸부림을 치다 대지 위에 뒹구는 낙엽을 보면서 지나온 삶의 여정을 되새겨 보곤한다.

누구나 삶의 여정에 있어 행복해지기를 소원한다. 그런데 행복은 어느 누군가가 갑자기 선물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작게는 한 가정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도 작은 것에 감사하고 작은 일에 충성하며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길 때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 결코 사소한 것은 없다.

어느 날 책에서 읽고 은혜받은 내용이다. 핸리 포드가 자동차 왕으로 한창 명성을 날리고 있을 때 조지아주의 어느 시골 벽지학교 여교사 마르다 배리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다.

편지의 내용은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 피아노 한 대를 놓고 싶은데 1천 달라를 기증해 주실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포드는 늘 그렇듯이 의례적인 편지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10센트만 달랑 봉투에 넣어 보내주었다.

그러나 핸리 포드로부터 10센트를 받은 여교사는 낙심하지 않았다. “1천달라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10센트로 뭔가 의미있는 것을 할 수 있을 거야”하며 10센트를 헛되이 쓰고 싶지 않았던 여교사는 밤새 고민을 했다.

다음날  그녀는 10센트를 들고 가게로 가서 땅콩 종자를 구입했다. 그러고는 학생들과 땅콩농사를 시작했다. 구슬땀을 흘러가며 땅콩 농사를 정성스럽게 지은 학생들과 여교사는 잘 여문 땅콩을 수확해 감사의 편지와 함께 핸리 포드에게 보냈다. 잘 포장된 땅콩 상자를 받은 핸리 포드는 크게 감동을 받아 그 학교에 1만 달러를 기부했다.

1천 달러의 1만분의 1인 10센트를 받고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감사한 여교사의 마음씨가 결국 10센트의 10만 배되는 1만 달러라는 수확을 가져온 것이다. 역시 작은 감사 속에는 더 큰 감사를 만들어 내는 기적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2년 전 두란노에서 주관한 제천 아버지학교를 다닌적 있다. 많은 교육과정 중에서 잊지 못하는 과제가 있었다. 다름 아닌 아내에게 감사의 편지쓰기와 아내자랑 20가지를 적어오라는 과제였다. 처음에는 속으로 무척 불평했다. 그러나 교육과정의 한부분이요, 또 조별로 발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안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작은 일에서부터 조심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아내의 하루의 생활을 살펴보니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식사준비는 물론 청소, 출근하는 나의 일 돕기, 손주들 학교와 유치원 보내기 준비 등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특히 손주녀석 두명에게 아침마다 하루의 생활을 하나님께 맡겨드리는 기도를 해주곤 했다. 그러면 그녀석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그러고나서 매일 종종걸음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가정이 이처럼 안정된 가운데 생활 할 수 있음은 거저 된 것이 아니었음을 아내의 정성어린 사랑의 결실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없이 미안하고 감사하기 그지없다. 물론 감사한다고 당장 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사할 때 우리 자신이 바뀐다. 우리의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인생을 보는 시각과 깊이가 달라진다.

그렇다. 사람이 스스로 속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받는 사랑도 당연하고 내가 받는 대우도 당연하고 내가 하는 일도 당연하고 내가 지금 건강한 것도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주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들도 누리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당연한 것을 감사하기 시작하면 고마운 마음은 더욱 커지고 또 하나의 감사의 열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시금 나의 인생, 나의 가족들에게 주변 친구와 지인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오늘따라 어떤 현수막에 “억수로 감사합니다”라고 쓰인 그 문구가 가슴을 억수로 저리어 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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