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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시론> ‘감-배-용’을 아시나요?
[1206호] 2019년 11월 13일 (수) 20:53:56 이의용 교수(국민대) webmaster@kehcnews.co.kr

   
       이의용 교수
“나는 내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세상 사람들은 이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과 고민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이는 종교에서 그 답을 구한다. 교회를 찾은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고민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믿는 것인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떻게 사는 것이 잘 믿는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그런 고민을 하면서 산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교회 장로로서 이런 고민은 지금도 매일 계속된다.

“현재 내가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루에도 수없이 하지만, 그걸 확인해볼 체크리스트가 없는 것 같아 늘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고민하며 찾아낸 체크리스트는 “지금 나는 하나님의 은혜에 진정 감사하고 있는가?”이다. 나아가 “내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감사하고 있는가?”이다.

이게 확인될 때 내게는 평안이 찾아온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웃들에게 감사하는 삶을 누리며 산다면 나는 어느 정도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나는 열심히 감사일기도 쓰고 “고맙습니다!”를 입에 달고 살려고 노력해왔다. 그렇게 사니 정말 점점 더 고마운 일들이 내 삶에 쌓이는 걸 실감하게 된다. 감사는 감사를 낳는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이 남는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과연 그리스도인의 삶일까?”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다른 사람의 감사일기장에 내가 등장하기다. 내가 받은 걸 내 감사 일기장에 기록해두는 데 그치지 않고, 내가 다른 사람의 일기장에 등장하는 걸로 발전시켜봤다. 내가 오늘 다른 사람에게 어떤 걸 베풀었는지를 감사일기장에 기록하기로 했다. 초등학생처럼. 내가 받은 걸 적는 것보다 마음에 기쁨이 더 넘친다. 이런 걸 배려라 하고 이웃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용서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내가 잘못한 것을 용서해준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 것을 관용하고 용서해주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단계는 어려운 것 같다.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깊은 감사가 있을 때 가능해진다. 성경은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데 내 마음의 분노는 그런 여유를 막아버리는 수가 많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믿는 것인가?” 이런 고민 덕분에, 2000년 초부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감사운동을 펼쳐왔다. 벌써 20년이 되어간다. 요즘엔 기업, 군대 등으로 감사운동이 많이 확산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감사운동에는 중요한 알맹이가 들어있지 않다. 이런 운동들은 서로 감사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이를 통해 생산성도 향상하자는 목적이 담겨 있다.

진정한 감사운동은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은혜가 감사해서 그걸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이웃의 잘못도 용서해주는, 그래서 다시 하나님의 용서와 은혜를 받는 사이클로 순환되어야 한다.

감사가 기독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임에도 교회는 철에 맞지도 않는 미국 추수감사절을 11월에 지내고, 감사헌금을 하는 걸로 ‘감사’를 때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는 성도의 일상적인 삶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추수감사절’을 ‘감사절’로 바꾸고, 일상에서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신앙지도를 하는 것이 좋겠다.
‘감-배-용’은 ‘감사합니다-배려합니다-용서합니다’의 첫 글자를 딴 단어다. 우리가 일상에서 ‘감-배-용’을 실천한다면 열매를 맺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필자에게는 정말 고마운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2019년에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법인과 감사학교를 만들어 이 운동을 좀더 본격적으로 확산해올 수 있어서다. 네 차례에 걸쳐 감사코치를 양성해왔다. 교회마다 감사코치를 양성하여 감사학교를 만들고, 교우들이 일상에서 ‘감-배-용’을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도우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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