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삼 목사
얼마 전 살짝 지나간 태풍으로 상당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앞에서도 속수무책인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작은 지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늘 광풍의 위험을 안고 살아갑니다. 물질의 광풍이 몰려오고, 건강의 광풍이 불어 닥치거나 관계의 깨어짐이 광풍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본문은 유라굴로 광풍 이야기입니다. 복음을 전하던 바울이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 황제 앞에 가게 되었습니다. 276명이 승선해 있던 그 배에는 다양한 목적을 지닌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흡사 우리네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중해를 거쳐 로마에 들어갈 계획이었던 그 배가 바울의 경고를 외면한 채 무리하게 항해하다가 지중해 북부 그레데 해안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 ‘유라굴로’를 만나게 되었고 좌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며칠 전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속수무책이었던 우리들처럼, 그들이 ‘유라굴로’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소망을 잃어버린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것은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하는 일입니다. 나의 마음과 생각을 내려놓고 주님의 마음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생의 위기를 넘어 소원의 항구로 들어가기 위해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버려야 합니다. 잔뜩 성이 나서 뛰노는 파도 앞에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배의 무게를 줄여보는 것입니다. 이것만큼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버려야 합니다.

성경 속 사람들은 배의 기구까지 버렸습니다. 살려면 버려야 합니다. 살기 위해서라면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백기를 들어야 합니다. ‘주여, 우린 연약합니다. 우린 오늘을 힘겨워 합니다. 주 뜻 이루며 살기엔 부족합니다. 우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연약한 사람입니다’ 라고 투항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믿어야 합니다. 바울이 전하는 짧은 메시지를 통해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정말 그들이 살기를 원한다면 이젠 바울의 말을 듣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깨닫고 그것을 비워내고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산 소망이신 하나님을 믿으십시오. 믿음은 유라굴로 광풍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근거입니다.

세 번째는 따라야 합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광풍을 만난 배 안에서 그들이 살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의 종 바울의 말을 따르는 일 뿐. 이제 선장이 바뀌었습니다. 죄수였던 바울이 선장 역할을 맡게 된 것입니다. 유라굴로 광풍을 이겨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말씀에 순종하는 것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강력한 유로굴라 광풍 앞에 서 있습니다. 휩쓸려 날아가기 일보직전인 우리는 그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자 되시는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분의 음성을 들으십시오. 그분의 도움을 간구하십시오.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그분의 지시를 따르십시오. 오직 그것만이 ‘유라굴로’라는 큰 바람 앞에 선 우리들이 광풍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김경삼 목사(인천서지방·새앎교회)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