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꿈동산
재정 부족해도 아이들 지원 최우선
성경학교·음악캠프 등 교육 다채

▲ 2018년 바울교회 지원으로 열린 여름성경캠프
전남 신안군에 위치한 유동교회(강은택 목사)는 아주 작은 교회지만 언제나 아이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교회학교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어른 성도보다 아이들이 더 많은 남다른 특별함이 있다.

‘교회 한달 이용권’ 빅 히트
“아빠, 친구 생일인데 선물로 ‘교회 한달 이용권’을 주고 싶어요” 유동교회의 교회학교 사역은 강은택 목사의 둘째 딸 하음이의 이 한마디가 계기가 되었다. 2017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하음이가 친구에게 줄 생일 선물로 ‘교회 한달 이용권’을 준비한 것이다. 강은택 목사는 “하음이는 친구들을 교회에 데려오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 오히려 나는 ‘그걸 준다고 교회에 올까?’라고 웃어넘겼다”라며 “하나님께서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과 믿음을 통해 전도의 길을 열어 주신 것 같다”고 기억했다.

▲ 강은택 목사
그렇게 교회 이용권을 들고 생일파티에 다녀 온 하음이는 뜻밖의 말을 했다. 이용권을 선물 받은 친구가 이번 주에 교회에 온다고 한 것이다. 그렇게 연결된 하음이의 친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회에 나오고 있다.
어른들에게 조금은 엉뚱했던 교회 이용권 선물은 하음이의 친구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음 해에는 다른 친구가 하음이를 생일파티에 초대하며 교회 이용권에 대해 물었다. “다른 친구에게는 ‘교회 한달 이용권’을 주고 왜 나는 주지 않는냐”는 것이다. 이번 생일에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하음이는 친구에게 “교회에 오고 싶으면 이용권이 없어도 된다”고 대답했고 그렇게 또 한명의 친구가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음이의 교회 한 달 이용권으로 새롭게 시작된 유동교회 교회학교는 2018년 한해에만 18명이 새롭게 등록해 현재 20~25명의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어린이의 엉뚱하지만 순수한 믿음이 교회학교 성장의 초석이 된 것이다. 강은택 목사는 “이전에도 간간이 예배를 드렸지만 아이들이 줄어들어 예배를 중단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한달 이용권으로 이렇게 부흥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고백했다.


매주 100km씩 운전해도 ‘행복해’
교회학교 아이들이 늘어갈수록 바빠진 사람은 강 목사와 조진희 사모였다.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동네라 일일이 교회 차로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다줘야 했다. 강은택 목사는 주말이면 최소 5km에서 10km가 넘는 거리에 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차량운행을 하면서 매주 100km가 넘는 거리를 운전했다.
간식과 식사 준비는 오롯이 조진희 사모의 몫이었다. 혼자 20여 명 분의 간식과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는 일이 고될 법도 한데 조 사모는 마음 한편에는 설렘과 기쁨이 더 컸다고 말했다. 교회에 활력이 돌고 어린 영혼에게 복음을 심는 사명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사례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의 교회지만 아이들의 간식과 식사만큼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한다.
강 목사는 “빠듯한 교회 살림에 아이들의 간식과 식사비 마련, 차량 유류비도 벅차지만 시골교회에서 교회학교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며 “과거에 내가 고향교회에서 느꼈던 사랑과 돌봄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런 강 목사와 조 사모의 사랑어린 돌봄으로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의젓해지고 예배시간에도 설교에 집중한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가장 반긴 것은 당연히 학부모들이었다. “교회에 다니면서 전보다 말도 잘 듣고 학교에서의 생활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변하니 학부모들이 교회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지인들에게 “교회는 유동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추천했다. 본인들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교회에 보내는 학부모도 있었다. 교회 차가 못 갈 경우에는 15km 이상을 직접 운전해서 교회에 데려다주는 열성 엄마도 생겼다. 이렇게 학부모들의 소개로 아이들이 출석한 경우도 제법 되었다.

▲ 달란트 잔치.
성경학교, 마을의 잔치가 되다
아이들이 많아진 후 교회에서는 여름성경학교와 음악캠프 등을 열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도시 교회가 도와주는데 여름성경학교는 지역 아이들의 작은 잔치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에서 온 젊은 선생님들에게 찬양과 율동을 배우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해지는 목사님들의 설교는 시골 아이들에게 또 다른 기쁨이 되는 것이다. 주민들도 도시에서 온 교인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음식과 선물로 지원해 준다.
도시에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악캠프도 이곳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 몇해 전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연주회를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강 목사는 “도시교회에서 당연하게 이뤄지는 일들이 이곳에서는 큰 기쁨이 된다”며 “시골교회의 사역에 도시교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큰 힘이 되고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 주일 간식을 먹는 아이들.
세계비전 심고 싶어
강은택 목사의 최종 비전은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말씀으로 양육되어 건강하게 자란 아이들이 세계 복음화의 꿈과 비전을 품고 성장하길 바라는 것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내후년 해외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남 신안에서 슬로스쿨을 운영중인 우리교단 김주석·정혜향 목사 부부(성락교회 협동)와 협력하고 있다.
강은택 목사는 “시골에서 자란 아이들은 언젠가는 도시로 나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어릴 때부터 말씀으로 잘 양육하면 언젠가는 세계를 이끄는 그리스도인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모판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모든 힘과 노력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유동교회 교회학교가 신안을 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그리스도인 리더를 배출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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