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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가르침과 칭찬
[1201호] 2019년 10월 09일 (수) 19:34:21 김순신 장로(후암백합 원로) webmaster@kehcnews.co.kr

   
     김순신 장로
필자는 일제 강점기 때 초등학교와 해방 후 중·고·대에 이르기까지 선생님들이 학생을 칭찬하는 것을 본 일이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자리를 재배치 하셨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말씀하지 않으셨고, 나중에 나는 시험 성적순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일방적인 지시나 훈시는 있었으나 어떤 학생의 수업성적 등을 칭찬한 일은 전혀 없었다. 다만 학년 말 개근상, 정근상, 우등상 등을 수여 하는 것으로 칭찬을 대신했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여러 학생들에게 국어책을 읽어보라고 시켰는데 그 후 “네가 가장 명쾌하게 읽는다”는 말을 들었고, 그것이 내가 받은 유일한 공개적인 평가로서의 칭찬이었다. 대학에서는 ‘시사영어’라는 과목에서 교수님은 TIME지를 학생들에게 미리 배정하여 발표를 시키셨다. 학생들의 발표가 끝나면 아무 논평 없이 그 다음 학생이 발표하였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그 때가 1953년 프랑스의 외교장관 망데스프랑스에 관한 기사를 읽고 해석했는데 시간이 적어도 20분쯤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교수님이 “연극의 막이 내리는 것 같구먼”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것이 칭찬인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학기말에 주신 학점을 보고 그 말씀이 칭찬인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발표 자체가 점수화되었고, 기말고사는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내 자신도 중, 고교 영어교사, 대학의 영어교수를 하는 동안 학생들의 발표를 듣고 칭찬을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노인복지관에서 14년째 어르신들에게 영어 수업을 하면서 뛰어나게 발표를 잘 하신 분에게는 아낌없는 칭찬을 하고 있다.

물론 큰 칭찬을 못 받은 분들은 속으로 서운해 하시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도 모르게 칭찬이 입에 붙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가르치는 나도 늙었지만 80대, 90대 어르신들이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가르치는 내 입에서 칭찬이 저절로 나오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어르신들은 주로 영어성경읽기와 번역, 칠판에 영작문 쓰기, 강사와 영어 회화하기 등등 영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나는 또 다른 복지관에서 네 명의 강사가 한 팀을 이루어 격주로 강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강의에 참여한 한 어르신이 내게 전화를 걸어 “갑자기 나누어 준 문제를 읽고 해석하라는 것은 폭거입니다”라는 것이다. 그 분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굉장히 속이 상하셨음에 틀림없다. 얼마나 가슴이 아팠으면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싶어 이제 그런 수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어느 70대 어르신의 신앙 간증을 보니, 학습자가 선생님에게서 얼마나 칭찬을 갈망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분은 선생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기회가 왔는데, 선생님이 미국의 수도가 어딘지 물으셔서 크게 ‘저요!’ 하고 일어나서 ‘워싱턴입니다’라고 대답하자 바로 어느 여학생이 이어서 ‘뉴욕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그 여학생의 기를 살려줄 요량이었는지 남학생의 정답을 무시하고 ‘뉴욕이 실질적인 수도’라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말았다고 하면서 참으로 기분이 나빴다고 하였다.

예수님은 수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셨는가. 우리가 사복음서에서 분명히 읽는 바와 같이 ‘온 이스라엘에서 이만한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으니 일어나 걸어라. 잘하였도다. 충성된 자여. 네가 적은 일에 충성했으니 앞으로 큰일을 맡기리라’ 등등 칭찬을 많이 하셨으니 나도 예수님처럼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계속 칭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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