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호> 나는 열아홉 살 때부터... - 한국성결신문 한국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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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호> 나는 열아홉 살 때부터...
[1201호] 2019년 10월 09일 (수) 19:34:21 한국성결신문 webmaster@kehcnews.co.kr

▨… “나는 열아홉 살 때부터 스물여덟 살 때까지 여러 가지 욕정으로 인해 남을 유혹하기도 하고 유혹당하기도 하며, 또는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면서 살았습니다. 공개적으로는 학예라고 부르는 학문의 이름으로 그랬고, 숨어서는 거짓된 종교의 이름하에서 그랬던 것입니다. (…)그때쯤 나는 수사학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명성을 얻고 싶은 욕망에 나는 말로써 다른 사람을 굴복시키는 재주를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선한용 옮김)

▨… 말만 잘하면 천냥 빚도 가린다는 우리나라 전래의 속담을 아우구스티누스가 알 리는 없었을 터이고, 수사학의 본령이 현란한 말솜씨 기술에 있지 않음도 모를 리는 없었을 터인데 젊은 날의 아우구스티누스는 말로써 누군가를 속이는 재주를 가르치고 있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속임 없이 다른 사람들을 속이는 재주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 온 나라가 말로 뒤범벅이다. 말이 말을 낳으며 말깨나 하고 법깨나 안다는 높은 분들이 ‘XX수호’를, ‘XX사퇴’를 외쳐대니 수사학을 모르는 범인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아득해진다. 말 많은 집안은 장맛도 쓰다는 속담이 사실일까. 뉘라서 알랴. 서초동이, 광화문이, 어떤 말로 들쑤셔진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지를…

▨… 링컨이 변호사로 일할 때였다. 어떤 이가 찾아와 변호를 부탁했다. 그 의뢰자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들은 링컨이 말했다. “그 사건은 귀하의 잘못입니다. 나는 당신을 변호할 수 없습니다.” 사건 수임을 거절한 링컨의 태도가 변호사의 직업윤리에 적합한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법이 하겠지만 많은 신앙인들은 링컨의 태도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단연코 ‘아니오’ 하도록 가르침을 받았으므로.

▨… 법 전문가들이 백을 흑이라고 할 때는 범인들은 반박할 길을 찾을 수 없다. 그 법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링컨에게 변호를 청탁했던 이도 그런 전문성을 기대했던 것 아닐까. 그러나 범인들도 안다.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의 내용은 그 말의 화려함이나 수사학적 기교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 말에 담겨있는 진정성의 무게가 드러날 때 천냥 빚을 갚게 된다는 사실을. 수사학의 기술을 뼈아프게 반성하며 돌아선 아우구스티누스의 회개를 이 땅의 지도자는, 법 전문가는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링컨의 변호를 약속받은 것일까. 장맛 써진 것을 뉘에게 하소연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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