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근 두 달째 온 나라가 ‘조국 대전’에 빠져 있다. ‘조국 사태’로 여야 정치권은 극한 대치에 빠져 민생은 뒷전이다.

거리에는 다시 촛불이 켜지고 ‘조국 수호’와 ‘조국 퇴진’ 구호가 그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렇게 조 장관을 둘러싼 공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한국경제는 코앞에 다가 온 먹구름을 맞고 있고 이 나라는 국론이 분열된 채 가장 힘든 때를 지나고 있다.

연초 정부가 내걸었던 2.6~2.7% 성장률 목표는 이제 2%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외교 갈등까지 겹치며 경제 현장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도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실업률도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조국 사태에 분노하며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상심하고 있다. 북미간의 대화나 남북 관계도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도 조국 법무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누구도 이 어이없는 방치 상태를 바로잡지 않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가적 위기다.

역사적으로 위기마다 우리 기독교는 기도의 힘으로 난관을 헤쳐 왔다. 설령 비기독인들이 기도의 효능을 인정하지 않고 비웃는다 하더라도 기도로 승리하는 체험을 경험한 그리스도인들은 더 간절하게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의 배후에는 항상 이름 없는 기독인들의 기도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체험으로 알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서산에서도 기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가와 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회에서는 교회가 시대의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복음 진리의 사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먼저 회개했다.

대회장 김형배 목사는 “위기는 기도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기이다. 기도하면 모든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기독인이 먼저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국가적인 위기와 더불어 마이너스 성장과 사회적 신뢰 상실로 총제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난 극복을 위한 기도회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한국교회언론회 중심으로 10월 3일 서울 시청 앞에서 ‘한국교회의 기도의 날’ 행사를 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와 226개 시군구 기독교연합에서도 나라를 위해 기도의 자리를 지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같은 날 광화문 광장에서 국상국민회의를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현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행사이지만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기독인의 애국적 충정이 가능하게 한 집회였다. 총체적인 국가 위기 속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이러한 기도회는 좌우 이념이나 정파를 따져서는 안된다. 나라를 위한 기도는 어느 특정 교단이나, 교회에 국한된 일이 아닌, 이 땅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마땅히 감당해야 할 본분이다.

지금이야말로 기도하면서 주위를 돌아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기독교는 결코 고인 물이 되어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어두운 곳에 빛을 비추는 역할을, 부패해져 가는 세상에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도와 행동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다.

기도는 행동의 시발점이고 행동의 요체다. 기도야 말로 하나님의 개입을 이끌어 내는 강력한 행동인 것이다.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수호 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등 우리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는 우리 자신이지만 그 길을 열어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먼저 깨달을 때 비로소 기도의 힘이 모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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