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라

이성훈 목사
다른 교회로 설교를 하러 갈 때의 일이었습니다. 장로님께서 사모님도 같이 다녀오시라는 말씀에 아내에게 “당신은 교회를 지키라”라고 말하고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는 내내 하나님께서 “교회는 내가 있어야지”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에 주님이 계셔야 하는데 과연 내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바른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 깨달아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가 의지해야 할 대상도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생각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분이 있는데 바로 하나님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난다는 것은 본토와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 한분만 의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은 혈연과 지연과 학연입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고향, 친척 아버지 집이라고 하는 끈을 붙잡으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떠나라고 하는 것은 끊어져 버리고야 말 끈을 붙잡지 말고 하나님만 붙잡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때때로 척박한 광야로 내몰아 세상 줄을 모두 끊고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게 하십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라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로 하여금 기댈만한 언덕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 한 분께만 삶을 기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보다는 사람을, 돈을, 권력을 더 의지하여 실제로는 그것으로 자신의 하나님을 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상숭배는 단순히 하나님을 안 믿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숭배에 빠졌을 때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만 ‘다른 신’도 믿자는 태도가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반드시 떠나야 할 이유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을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 꼭 가난해 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부모와 남편과 자식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꼭 그들과 헤어져서 살라는 말도 아닙니다. 우리가 가족과 물질을 주시는 미쁘신 하나님께서 그러한 마음으로 이 말씀을 주셨을 리가 없습니다.

이 말씀은 행복과 연관지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돈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 돈을 가지게 되면 자신은 물론이요 그 사람 주변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합니다. 대신 돈만 의지하는 사람에게는 이와는 전혀 반대의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 세상의 많은 문제들이 오직 돈만을 의지하고 세상 권력만을 의지하는 사람들로 인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이말이 단순히 돈과 권력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그것들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아브라함은 순종하고 떠나기로 결단합니다. 오직 돈만 벌면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세상 가치관 속에서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의 사람을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대개 입으로만 하나님을 믿고 실제로는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이라고 하는 끈을 붙잡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 말씀대로 고향을 떠났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믿었습니다. 이는 그가 참 멋진 믿음의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이유입니다. 우리 모두 아브라함과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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