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장신대·튀빙겐대학 제6회 신학심포지엄
주제 ‘포스트 휴먼/포스트 휴머니즘’ 대학별 발표

제6회 한독신학심포지엄이 지난 9월 27~28일 서울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과 본관회의실에서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와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박사)는 매년 독일 튀빙겐대학교 신학부 교수들과 함께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그동안 서울신대와 장신대, 튀빙겐대학은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심포지엄을 통해 신학적 교류를 활발히 이어왔으며, 발표문은 논문으로 다듬어 독일에서 책으로 출간되었다.

올해 심포지엄은 ‘포스트 휴먼/포스트 휴머니즘’이란 주제로 각 대학에서 두 명의 교수가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신약학, 교회사, 조직신학, 기독교 윤리학 분야의 교수들이 발표에 참여해 포스트 휴먼 시대의 인간이해를 모색하고 이성중심적 인간이해의 한계를 지적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발제한 김은혜 교수(장신대)는 포스트 휴먼시대에 필요한 인간성으로 성육신적 인간주의를 강조했다. 과학 기술의 최우선 목표는 ‘인간의 삶을 편안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포스트 휴먼시대에 대해 연구하면서 다시 결론을 내린 것은 성육신 신학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아무리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인간에게는 윤리적, 영적인 삶이 중요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한 튀빙겐 대학의 폴커 레핀 교수는 계몽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에 의해 밀려난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의 의미를 재고했다. 폴커 레핀 교수는 ‘신비주의-기독교적인 선택인가’. ‘신비주의-개신교적인 선택인가’, ‘신비주의-미래의 선택인가’라는 강연으로 성경 속 바울의 체험과 기독교 역사 속에 드러난 신비주의에 대해 설명했으며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신성의 임재를 염두에 둔 이론이 우리 시대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대 박창훈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서울신대 퓨린턴 교수와 장신대 백충현 교수의 발표가 이어졌다. 퓨린턴 교수는 1516년 저술된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분석해 포스트 휴먼시대에는 무엇보다 인간성의 회복이 중요함을 상기시켰다. 퓨린턴 교수는 “어떤 이들은 포스트 휴머니즘을 기계적인 조화 속에서 인간성을 제거하거나 파괴하는 것으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며 “토마스 모어는 그의 책 ‘유토피아’에서 우리에게 계시가 이성을 보완하며 은혜를 바탕으로 한 그리스도인 휴머니스트가 될 것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충현 교수는 “포스트 휴먼시대에도 종교성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관계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둘째 날 열린 마지막 세션에서는 튀빙겐 대학 미하엘 틸리 교수와 서울신대 문우일 교수가 발표했다. 미하엘 틸리 교수는 랍비 유대교에 나타난 묵시사상과 신비주의를 분석적으로 다뤘으며 문우일 교수는 요한복음의 로고스(logos)와 필로의 누스(nous) 개념의 차이점을 비교하여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를 물었다. 문 교수는 “2,000년 전 예수가 추구했던 생각과 꿈은 오늘날 포스트 휴머니즘이 추구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포스트 휴머니즘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요한복음에 묘사된 예수의 가르침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7회 한독신학심포지엄은 튀빙겐 대학교에서 내년에 열리며 서울신대와 장신대 교수 1명씩이 참석해 새로운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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