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의 간구 (창 18:22~23)

하도균 교수
우리의 신앙이 성숙해 갈수록 예수님을 닮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닮아 가면 예수님처럼 이타적이 됩니다. 나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신앙에서 이타적인 신앙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지요. 이것이 십자가 신앙의 근본입니다. 십자가라는 것은 ‘죽음’과 ‘희생’ 그리고 ‘내려놓음’, ‘헌신’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십자가 신앙을 잃어버리면 기복적, 물질 위주의 신앙으로 변형될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신앙은 이타적인 신앙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위대한 구원의 장을 열어 가시는 주역으로 사용하신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 영혼을 긍휼히 여길 줄 아는 이타적인 마음 때문입니다. 이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고, 이 자세가 하나님의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헤어져야할 때에도 “네가 우하면 내가 좌하고, 네가 좌하면 내가 우하겠다”라고 말하며 조카 롯에게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롯은 물이 넉넉한 오른쪽의 기름진 땅을 선택하여 갔기에 아브라함은 상대적으로 척박한 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을 알고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이 아브라함이었습니다. 조카이지만, 한 영혼을 그렇게 사랑했지요. 그리고 나중에 롯이 살고 있는 땅에 전쟁이 일어나 롯이 포로로 잡혀갔을 때, 자신의 집에 있는 사람들 318명을 데리고 가서 롯을 구해왔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라는 심정으로, 나보다는 조카 롯을 위한 사랑의 행위였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한 영혼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지도 못하고, 배신하며 살기도 하였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독생자를 죽여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아브라함의 모습은 정말 하나님의 사랑을 닮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성읍이 죄악이 관영하여 하나님께서 심판하셔야 했을 때, 하나님은 그 계획을 아브라함과 나누셨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딜’(deal)을 합니다. 그 성읍을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 구합니다. 그것이 바로 ‘의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인이라는 말은, 완벽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로 정립되어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의’라는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는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의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그 성읍의 의인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그 성읍에서 의인 10명을 찾으면 멸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 10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소돔과 고모라는 결국 의인 10명이 없어서 멸망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자면, 의인 10명의 기도는 아무리 부패하고 동성애가 창궐한 도시라도 그 성읍을 회복시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이 된다는 것을 역으로 적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의인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습니다. 의인의 간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의인은 그저 하나님과만 교통하는 자가 아닙니다. 죽어가는 이 시대를 살릴 수 있는 자입니다.

엘리사를 보십시오! 엘리사는 엘리야가 하늘로 승천할 때, “내 아버지여, 내 아버지여,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라고 안타깝게 호소하며 그의 스승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특이한 표현은 엘리야를 가리켜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엘리야는 하나님과 동행한 한 명의 사람이 아니라, 그 나라를 지키는 병거와 마병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을 닮은 사람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의인,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은 그 나라를 지키는 병거와 마병입니다. 그러한 엘리야를 따랐던 엘리사 역시 스승을 닮아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이기적인 신앙을 벗어나 이타적인 십자가 신앙을 가진 하나님을 닮은 사람!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의인!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구해낼 의인, 그 한 사람 말입니다! 그 사람! 바로 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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