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한국교회에 고하는 청년들의 외침’ 발표회
20~40대가 생각하는 교회 문제점 찾고 대응책 논의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가 지난 9월 20일 한우리교회(윤창용 목사)에서 월례 기도회 및 발표회를 열고 교회의 허리인 청장년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교회에 고하는 청년들의 외침’을 주제로 열린 이날 발표회에서는 20대와 30대, 40대 청년들이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먼저 20대를 대표한 이다현 씨(동덕여대 조교)는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을 외쳤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가 겪는 문제들이 성도들의 믿음이 부족해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며 “충성스럽게 교회에서 봉사하던 청년들이 왜 교회 밖으로 나가는지 다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청년들의 이탈 원인으로 교회가 현재와 호흡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꼽았다. 그는 “현재와 함께 호흡한다는 것은 교회 밖 이웃들이 현재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알고 함께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돕는 것”이라며 “교회는 사회가 겪는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봉사의 책무는 드물게라도 실천했지만 실제로 행동하기는 망설이고 교회 내 비판적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의 교회는 함께 슬퍼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함께 슬퍼하고 함께 우는 건 당사자의 아픔에 귀 기울일 때 가능하고 귀를 기울이려면 먼저 그들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하지만 교회는 단순히 ‘세상은 악하다’는 말로 이 모든 현상에 대해 정의만 내릴 뿐 그들의 고통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 내 청년들도 교회 밖 사람들이 겪는 노동의 문제, 청년과 여성 문제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교회가 무조건적 믿음과 감사를 강요할수록 세상과 유리되고 그럴수록 청년들은 점차 교회에서 발걸음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여성 정은혜 씨는 세대 간 갈등이 교회에도 있음을 지적했다. 정 씨는 “20~30대, 40~50대, 60대 이상의 각 세대 갈등이 사회 문제로 지적되지만 이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열심히 노력하고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평범한 삶조차 청년들에게는 사치가 됐지만 교회 어른들은 청년들의 신앙 없음을 탓하며 위로나 실제적인 조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청년 문제에 대해 모든 세대가 함께 대화하고 공감하고 미래를 그려 나가는 것, 그 과정에서 서로를 섬기며 사랑하는 것이 주님께서 진정 바라시는 ‘성공적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40대 이창현 사무국장(한반도평화연구원)은 “40대 입장에서는 지역민들에게만 기반한 교회 목회활동이 다소 아쉽다”며 “연간 20조 원 안팎의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현실에서 40대에게 자녀교육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교회는 자녀교육에 대한 획기적인 예산 편성이나 구조 변동에 발걸음이 더디다”고 말했다.

또 이창현 씨는 40대가 보는 한국교회 문제점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에 대해 교회가 제대로 대응하기보다 방어에 급급하고 내부 성장에만 관심이 있다’, ‘교회 내부가 역동성을 잃어버린 채 경직되고 구조화됐다’, ‘교회 문제에 대해 교회가 정면돌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등을 아쉬움으로 지적했다.

회장 이정익 목사는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한국교회가 이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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