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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시론> 일본 불매 운동의 경우
[1197호] 2019년 09월 04일 (수) 15:18:57 지형은 목사(성락교회) webmaster@kehcnews.co.kr

   
          지형은 목사
일본의 경제 도발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심상치 않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넉넉해져 통일로 가는 길이 넓어지려면 남북 관계가 잘 풀려야 하는데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을 가두려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과 미국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은 어떤 경우에도 공존하기 힘들다. 미중 간의 무역 충돌 및 환율 전쟁의 와중에서 우리나라의 처신이 참으로 곤혹스럽다.

현재의 우리 상황은 100여 년 전 구한말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데가 있기도 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지구촌의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한반도에 깊숙이 걸려있다. 그 어느 한 나라도 적당히 양보하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는 한일 간의 갈등이다. 이 문제는 복합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일본의 한반도 강점 지배를 축으로 하는 역사 문제가 바탕에 깔려 있고 거기에 경제 주도를 둘러싼 기술 경쟁, 군사력과 연관된 동아시아 정치와 외교 상황, 아베 정부의 국내 장악력을 위한 의도적 도발 등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복합 상황 내부에 마치 마그마가 차오르는 것처럼 압력이 높아지다가 가장 약한 지반이 터진 게 한일 갈등이다.

한일 갈등에서 한 가지만 얘기해 보자. 일본 불매 운동이다. 정치, 외교, 기술 경쟁 등 다른 것들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시민운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을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살핀다.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 불매 운동은 신앙적인 시각에서 꼭 필요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아베를 중심한 일본 우익이 가는 방향이 군국주의의 길인 것이 분명하다. 어느 나라가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를 억누르는 것은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뜻에 충돌한다.

독재, 독점, 독단은 기독교의 가치관이 아니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외교적 신의와 정직성에 근거하여 상생을 추구하고 인도적 인륜도덕을 보듬어가는 것이 기독교 신앙에 걸맞다. 이 점에서 현재 일본의 아베 정부와 우리나라의 갈등에서 우리 입장이 하나님의 뜻에 더 합치한다.

일본 불매 운동은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꼭 필요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첫째, 우리나라와 관련된 점이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 한·중·일 가운데서 경제, 외교, 정치, 군사 등에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약하다. 이번 일본과의 갈등에서 우리가 꺾인다면 우리 자존감은 땅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이들 가운데서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도 하면서 자존감이 저조한 상황이다. 일본 불매 운동의 성공으로 우리 국민 모두 특히 젊은이들의 건강한 자존감이 높아져야 한다.

둘째, 일본과 관련된 점이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국력이 강해지면 주변 나라들을 침략했다. 아베 정부는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가자며 군국주의적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 중에서 현재 일본 정부와 언론의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최종적으로 패전하기 전과 비슷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아베가 일본을 끌고 가는 방향은 일본에게 불행이 될 것이다. 일본 국민을 위해서도 일본 불매 운동이 성공하여 아베의 정책에 제동이 걸려야 한다.

셋째, 동아시아와 관련된 점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지역에서 한 나라가 힘을 독점하면 지역이 불행해진다. 힘을 쥔 나라는 전제국가가 되어 불행하고 다른 나라들은 압제를 받아서 불행해진다. 지역 내의 몇 나라가 비슷한 힘을 갖고 있어야 현실적으로 역내의 평화가 유지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의 상황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강대국이다. 북한은 핵을 갖고 있다. 이들 나라가 지역 내의 사안을 판단하고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은 고려 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일본 불매 운동은 주변 강국들이 우리나라를 새롭게 평가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의 성패가 우리나라와 사회의 중장기적인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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