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 학술대회 및 선교적교회 콘퍼런스

‘선교적 교회’는 한국교회에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가치를 갖고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논의는 한국교회 곳곳에 퍼져 있다. 이런 선교적 교회에 대해 이론이 아닌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사례들을 발표하는 콘퍼런스가 열렸다.

한국선교신학회(회장 최동규 교수)는 지난 8월 23일 안산동산교회에서 ‘한국사회에서 선교적 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4차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목회현장에서 선교적 교회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다양한 목회 현장의 사례가 공유됐다.

‘커피와교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형태의 카페교회를 개척한 우리교단 안민호 목사는 첫 번째 발제에서 선교적 접촉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목사는 “선교적 접촉점은 교회와 불신자와의 만남을 넘어 세상과 교회를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며 “커피와교회도 불신자들과 만날 수 있는 하나의 통로를 고민하던 중 세운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안 목사에 따르면 전도대상자는 자신의 돈과 시간을 지불하고 카페교회를 방문한다. 여기에서 교회와 불신자와의 접촉이 이뤄지고 전도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또 안 목사는 커피와교회의 재정 투명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카페교회를 말하면 돈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리며 카페 수익은 어떻게 되는지, 목사의 사례비는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다”며 “카페교회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재정의 투명성이 가장 먼저 보장되어야 하고 생존의 일터나 수익사업의 현장이 아니라 주민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기 위한 통로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누군가는 우리 교회를 보며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선교적 일터’의 관점에서 다르게 해석돼야 한다”며 “그 방법에 대해 한국교회 모두가 함께 고민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조주희 목사(성암교회)가 지역주민들의 필요에 의한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목사는 “지역 주민들을 섬기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존의 교회와 단체에서 진행중인 프로그램과 중복되지 않고 지역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 노인대학을 연 적이 있는데 노인대학이 끝나면 어르신들이 급하게 어디론가 가시는 것을 보게 되었다”며 “알고보니 다른 노인대학에 가서 선물을 받으려 걸음을 재촉하는 것이었고 이미 많은 곳에서 노인대학들을 열고 있었다”며 자신의 시행착오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사역들을 미리 파악하고 지역주민들의 필요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교회 입장에선 좋은 의도로 하는 일이지만 이미 다른 곳에서 진행중이라면 아무도 찾지 않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후 성암교회는 바오밥나무카페와 어린이를 위한 다섯콩작은도서관, 독거노인들을 위한 안부사역, 방과 후 교실 등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특히 카페와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하고 상금을 거는 등 시작부터 주민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카페의 경우에는 교회사정으로 문을 닫거나 교회 행사 용도로만 사용하거나 교회 홍보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지역사회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교인 수 증가를 기대하고 시행해 지역사회와 분리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젠 목회 현장을 교회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교회가 속한 지역으로까지 확장시켜야 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교회의 마을과 마을의 교회’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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