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의 정신 화폭에 담아,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주제로 30일까지

3.1만세운동 100주년과 8.15광복절을 맞아 교회에서 의미 있는 미술전시회가 열렸다.

서울제일지방 성락교회(지형은 목사)와 (사)남북나눔운동, 전주대학교 박물관은 지난 8월 14일부터 성락교회에서 ‘3.1운동 100주년 정신을 담은 8.15 광복 기념 최미정 작가 특별전’을 열고 있다. 성락교회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3층  로비 한편을 갤러리 전시장으로 꾸몄다.

꽃들의 전쟁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ARISE! SHINE!)’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정미의병을 비롯해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여성들과 여러 사건 등을 예술로 형상화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역사를 그림으로 압축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각 작품들은 최미정 작가의 열정과 터프한 손놀림, 예술적 기량을 기하학적으로 풀어낸 사실적이면서 입체적인 화법이 묻어있다.    

최미정 작가는 1976년부터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그녀만의 작품세계를 가꾸어왔다. 자연이 주는 순수함과 그 속에서 하나님과의 교감을 화폭에 담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온타리오 대학을 졸업한 후 20년 동안 캐나다 아티스트 소사이어티의 멤버로 활동하며 후진양성과 작품 활동에 매진해왔다. 지금은 전주대학교 박물관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최미정 작가는 이번 전시회 작품들을 그리기 위해 독립운동과 관련한 기록물과 선교사들의 저서, 신문 등 방대한 자료를 섭렵했다.

신문에 실린 보도사진을 인상적인 기법으로 그린 작품도 있고 신문과 저서 등에서 영감을 얻어 콜라주(여러 사물을 짜 맞추어 예술화하는 기법) 형식으로 그린 작품도 있다.  

최미정 작가는 작품 해설에서 “3.1운동의 중심에는 기독교와 여성이 있으며, 특히 기독 여성은 비폭력운동의 주체였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에는 여성들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희망은 어찌 격렬한가’라는 작품은 만세운동을 이끈 기독여성의 희생과 역할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최미정 작가는 “조국 독립을 위한 희생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최초의 사회 참여가 일어났고 여성의 정치적 영역에서도 남녀평등 명문화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말했다.

‘꽃들의 전쟁’이란 작품은 1919년 3월 매일신보에 실린 기사에 착안해 그린 작품이다. 당시 기사에는 ‘여학생이 시작했다’ ‘여성들의 소요’ ‘여자가 많았다’ 등의 제목과 기사 내용이 곳곳에 실려 전국 방방곳곳에서 여성들이 항일운동을 주도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만세, 만세 한국민족 만세 만만세’라는 작품은 기독여성 대표 유관순,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노순경, 전주 기전여고 임영신, 대한민국애국부인회 회장 김마리아를 각각 그린 후 하나로 모은 작품이다.

‘미스터 션샤인, 정미의병’ 작품은 영국 신문인 데일리 메일의 프레드릭 매켄지 기자가 당시 한국의 상황을 취재한 뒤 저술한 ‘조선의 비극’에 실린 사진을 작품화 한 것이다.

일제는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을 계기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정미7조약을 체결 후 군대를 해산했다. 이에 해산군인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의병전쟁이 일어난 사건이 정미의병 사건이다.

의병대들은 각지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했으나 일제는 대토벌작전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정미의병은 점차 소멸되었고, 일부 의병은 만주와 연해주로 근거지를 옮겨 독립군으로 발전했다. 

당시 기사에는 의병들이 18세에서 26세 사이의 청년들로 그 중 한 사람은 준수하고 훤칠한 청년이 구식 군대의 제목을 입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초라한 누더기 한복을 입고 허리에는 집에서 만든 무명의 탄띠가 매달려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전시회가 처음 열린 14일 개회식에서는 전시회의 목적과 의미, 최미정 작가의 작품설명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날 (사)남북나눔 이사장 지형은 목사는 “3.1운동은 우리 민족에게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 역사에서도 중요한 운동이며 기독교신앙으로는 더 없이 중요한 사건”이라며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개회식에는 남북나눔 상임대표 이문식 목사, 밀알재단 이사장 홍정길 목사 등 주최측 관계자들이 참석해 순서를 가졌으며 우리교단 목회자와 성락교회 성도 등 70여 명이 모여 전시회 개최를 축하했다.

홍정길 목사는 축사를 통해 “예수님이 산상수훈을 통해 가르치신 비폭력 운동이 최초로 드러난 사건이 3.1운동인데, 그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회가 3.1운동의 흔적을 후손들에게 남기는 역사 계승의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