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신 장로
교회 용어 바르게 쓰기 운동이 꽤 오랫동안 전개되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다. 맨 처음 이 운동을 촉발시킨 것은 1970년 대 초 이후 교회학생회 회원들의 대표기도 속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라는 종결어가 돌발하여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확산했던 사실에 기인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왜 그런 말이 생겼는지 연구해야 할 한국 기독교 역사를 전공하는 교수들 중에 자신도 모르게 이런 종결어를 어린 시절부터 습득하여 현재까지 사용하면서 연구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라난 목회자 중에 총회장도 있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할 수 없이 필자가 회고해 보건데, TV가 전국 가정에 널리 보급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라디오로 뉴스를 들었을 때와는 정반대로 기자가 사건의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도하고 끝에 “지금까지 아무개 기자가 지리산에서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끝내는 것이 멋스럽게 보여 그것이 청소년들의 뇌리에 박히게 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기도의 종결을 ‘기도했습니다’로 바꾸어 버린게 아닐까?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은 용어의 잘못이 있지만 이번에는 소천(召天)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고자한다. 금성출판사 뉴에이스 국어사전에서 소천(召天)을 찾아보면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 개신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과 함께 예문으로 “이병선 집사가 5월 1일 소천했다”가 등재되어있다. 자동사로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청년들이 소집영장을 받으면 응소한다고 하는 일반사회의 어법보다 형편없는 자동사가 되고 말았다. ‘부를 소, 하늘 천’에는 ‘하늘로 불러 가다’의 뜻 밖에는 없는 것이다.

우리 개신교에서 아주 잘못 쓰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병선 집사가 소천했다고 하면 스스로 자기가 하늘로 불러갔다는 뜻 외에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한글 전용시대에 처하여 있는 현시대가 오히려 감사할 지경이니 바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순 한글로 표기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별세(別世)란 좋은 말이 있지 아니한가. 세상과 이별했다는 뜻이니 얼마나 좋은 가. 우리 선진들이 잘못 생각하여 만든 이 단어와는 이제 작별하고 한글로만 쓰기를 간곡히 제안하고자 한다.

이 밖에 초대교회의 “초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는 분도 많이 있는 줄 안다. 사전에는 “한국의 초대 대통령은 이승만 박사다”와 같이 ‘어떤 계통의 첫 대(代) 또는 그 사람’이라고 되어있다. 또 한자로 ‘초(初)대’ 즉 한자에 한글 ‘대’를 더하면 “어떤 일에 경험이 없이 처음 나선 사람”이란 뜻이니 이것도 초창기 교회로 바꿔 써야 옳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성도들 중에 국문학과 한자 전공자들이 교회 용어 미화 운동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며 이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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