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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본은 없다 vs 있다
[1194호] 2019년 08월 14일 (수) 16:30:30 권형준 목사(정읍명성교회) webmaster@kehcnews.co.kr

   
교직에서 은퇴하신 아버님이 서점을 여셨던 때가 있었다. 그 덕에 청소년, 청년 시절에 서점 일을 도우며 이런저런 책들을 쉽게 접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흥미 있었던 책 가운데 하나는 1993년에 나온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이다. 상당히 예리하게 일본의 민낯을 드러내고 비판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던 책이다. 기자 출신다운 날카로움과 독설이 왜 그런지 젊은 청년이었던 나에게 쾌감을 주기도 하였다. 

올해는 삼일절 100주년이 된 해이다. 일제 강점기에 있던 한국인들이 일제의 지배에 항거하여 1919년 3월 1일 독립을 선언하고 만세운동을 시작한 사건이다. 만세 운동을 주도한 인물들을 민족대표 33인으로 부르며, 이 가운데는 길선주 목사와 이승훈 장로를 포함한 기독교 지도자 16명이 있었다.

신앙의 이유로 옥고를 치루다 순교한 주기철 목사를 비롯해서 많은 신앙인들이 큰 고생을 했다. 성결교회는 교단이 해산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고, 장로 교회는 신사 참배를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결의하여 이후 큰 갈등과 분열의 불씨를 만들기도 했다.

아직 근대사에 민족적인 아픔과 상처가 완전히 씻기지 않은 상태인데 일본은 계속 망언을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행정 수반인 아베 총리를 비롯해서, 일본 공영방송 NHK 그리고 많은 정치인들이 잇달아 신경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용으로 끌려갔던 분들이 여전히 생존해 있는데,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독일처럼 속죄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는 결의를 다지기는 커녕 일본은 역사에 대한 반성도 없이 계속해서 동북아의 문제아 역할을 자초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엔 15년간 무역상의 우대국가(white list)에 있던 한국을 제하는 결정을 했다. 이제 한국은 일괄 허락으로 3년간 자유롭게 수출입을 할 수 있는 특혜가 없어졌고, 건건마다 허락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 것이다. 허가 시간도 최소 일주일에서 몇 달씩 걸린다니 일본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한국의 생산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조치이다. 가뜩이나 한국경제가 어려운데 앞으로 얼마나 더 휘청일까 염려가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본은 당연히 없어져야할 나라일까? 미워하고, 저주해도 좋은 우상의 나라, 타락한 나라인가? 일본여행 가지 않고, 일본 기업 상품 불매운동을 하는 것만이 애국을 하는 길인가? 일본 상품 취급하는 한국 사람들과 일본 여행을 주로 하는 여행사는 한국인이 사장일지라도 문을 닫아야 하는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일본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어떠해야 하나?

성경에 비슷한 이야기를 찾아보자. 하나님은 선지자 요나에게 니느웨에 가서 회개를 촉구하는 메세지를 전하라고 말씀하신다.(욘 1:2) 요나가 활동하던 시대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왕인 여로보암 2세 때였다(왕하14:23-29). 하지만 여전히 앗시리아 통치 하에 있었고, 요나는 훗날 북왕국 이스라엘을 완전히 멸망시킬 적들을 돕는 일에 자신이 쓰여지는 것을 두려워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앗시리아의 수도인 니느웨(지금의 이라크)로 가지 않고, 다시스(에스파냐)쪽으로 향한다. 하지만 배가 풍랑을 만나고, 바다에 던져진 요나는 큰 물고기의 뱃속에 사흘간 있게 되었다. 결국 니느웨에 가서 심판 설교를 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게 하지만, 니느웨에 대한 미움을 버리지는 못한다. 이를 본 하나님은 요나의 어리석음을 박넝쿨의 교훈으로 깨우쳐 주시는 이야기가 요나서에 기록되어 있다. 

역사를 바로 알고 의식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의식과 미워하는 것이 동의어는 아니다. 예수님은 그를 팔고, 조롱하고, 채찍으로 때리고 심지어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다. 훗날 그들이 죄 가운데 받을 엄청난 형벌을 깨닫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으셨기에 고통 중에서 운명하시는 가운데서도 저들이 돌이켜 회개하기를 기도했던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이 긍휼의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해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라고 주님이 가르치신 기도를 자주 읊조린다. 기도문을 외우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각자 자신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또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적용하고 실천해야 할 믿음의 원칙인 것이다.

시대착오적이고, 이성을 마비시키고 미움의 감정만 불붙이는 선동은 사라져야 한다. 더이상 “신 매국노!, 토착 왜구!”라고 비난하며 서로를 헐뜯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본은 없다! 파렴치한 행동을 하는 일본인들에 대한 미움은 더 이상 우리 안에 없다. 다만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용서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을 일본은 있다. 삼일절 100주년을 맞는 2019년,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이 때 중심으로 외쳐본다. “대한 독립 만세! 예수 사랑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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