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자와 결혼해도 되는가?

홍성철 박사
교회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많으며, 따라서 여자가 배우자를 찾는 것이 녹녹치 않다.

이런 이유로 훌륭한 신앙 인격자인 여자에게 믿지 않는 남자가 끌릴 수 있다. 그렇게 시작된 사이가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면서 신앙문제가 부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 후 남편에게 복음을 전해서 예수님을 믿게 하겠다고 각오한다. 결혼도 하고 전도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이런 젊은이들은 성경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고후 6:14-16a). 두 마리의 소에 한 멍에를 메워 밭을 갈 때 두 마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야한다. 결혼한 부부가 한 멍에를 메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도 그 인생이 녹녹치 않은데, 더군다나 방향이 다르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물론 처음에는 사랑으로 모든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둘 다 같은 신앙을 갖거나, 아니면 둘 다 신앙을 갖지 않아도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만일 신앙이 있는 여자가 불신자와 결혼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첫째는 여자가 점진적으로 신앙을 잃게 될 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주일을 끼고 여행도 하며, 가족모임과 친구모임에 참여하면서 점차적으로 교회로부터 멀어진다. 그러다가 마침내 예배에 전혀 참여하지 않아도 갈등을 갖지 않게 된다.

둘째 현상은 주일에 아내는 교회에 가고 남편은 집에 있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간다.

셋째 현상은 남편이 아내를 따라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 출석한 교회의 예배의식이 전혀 생소할 것이다. 더군다나 성경적인 설교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착한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기에 묵묵히 아내를 따라 예배에 참석한다.

넷째 현상은 남편이 아내에게 교회에 가지 못하도록 박해를 한다.
만일 아내가 끈질기게 신앙을 고수하면, 궁극적으로 남편도 신앙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남편이 그렇게 신앙을 갖고 변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기도를 필요로 한다. 아내가 신앙이 깊다면 남모르게 눈물도 많이 흘릴 것이다. 심한 경우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신앙을 지킨다면 마침내 남편도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구세주로 믿고 영접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신앙이 없는 남자가 신앙을 갖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많은 갈등을 겪어야 한다. 더군다나 그동안 마음 놓고 교회생활도 못하고, 교육과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결과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책임은 본인이 짊어져야 될 아픔이다. 그동안 제대로 훈련을 받았더라면 지금쯤은 제법 성숙한 기독교 지도자가 되어 있을 터인데 말이다.

신앙이 없는 남자와 사귈 때, 그 남자가 신앙을 갖기 전에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한다면 이상적이다.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육체적으로 가까이 하지 않으면서 그녀의 뜻을 남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 기간에 좋은 기독교 서적과 좋은 교회를 소개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신앙을 가진 여자가 늘 그리스도인다운 언행을 실천하고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기다린다는 마음을 보여준다면, 그도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일 것이다.

남자가 그렇게 받아들이면 당장 결혼하지 말고, 당분간 인내하면서 그가 신앙적으로 성장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왜냐하면 신앙적으로 성장하지 않은 영적 어린아이는 가정을 신앙적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는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뻐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두 성숙한 신앙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결합한다면, 그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 안겨질 것이다.

높은 산에 오를수록 경치가 좋은 것처럼, 그만큼 행복도 깊고 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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