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가 국민의 마음을 뒤흔든 탓일까. 죽창가에 고무된 국민들이 너도나도 주저함없이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의 군사되기를 결단한다. 온나라가 반일의 횃불을 든 듯 “No Japan”으로 해가 뜨고 해가 저문다. 마침내는 우리교단의 어느 교회 담장에도 “No Japan, Yes Korea”의 현수막이 나붙었다. 전국민이 마치 전쟁에라도 나선 것처럼 이를 앙다문다.

▨… 나치의 소집영장을 받은 어느 독일 청년이 노(老)목사를 찾아와 의견을 구했다. “제 조국이지만 지금 이 나라의 정권은 불의하고 이 나라가 일으킨 전쟁도 불의한데 소집에 응해야 할까요?” 노목사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롬9:3을 펴보이며 말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국적이 없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국적이 있다네. 깊이 생각해서 결정하고 그 결정의 책임은 자신이 지도록 하시게.”

▨…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4년. 세계는 천지개벽이라도 한 듯 변했다. 지금은 지구촌이라는 말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한 하늘 아래의 한가족 같은 관계(연대성)가 강조되는 시대다. 그럼에도 자기나라를 중심으로 모든 국가들이 평화를 말하지만 그 평화를 전쟁이라는 방법으로 달성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모든 나라들은 유엔을 통해서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한 가족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 간혹 개망나니 국가도 나타나지만.

▨… 정치권에서는 “No Japan”을 부추긴다. 그러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관중들이 K-POP을 좋아하고 ‘소녀시대’의 팬이라는 세토 다이야가 금메달을 따자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세토 역시 인터뷰에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을 외쳤다. 그런가하면 국내 원로 지식인 67명은 한·일 관계의 평화적 해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지식인 77명도 “한국은 적인가”라는 같은 취지의 성명을 앞서 발표했었다.

▨… 니카타성서학원 교수 박창수 목사는 일본에도 “하나님께서 구원하기로 작정하신 영혼들이 적지 않음”을 밝히며 한국교회는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세계시민의식을 갖추도록 부탁하고 있다.(본지 1193호) “공산당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공산당원 목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아카이와 사카에 목사는 많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일본공산당에 입당원서를 냈었다. 한국교회는 “No Japan”을 외치기 전에 일본에서 복음의 불꽃이 피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또 다른 아카이와 목사 배출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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