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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칼럼> 설거지와 선교적 교회
[1193호] 2019년 08월 07일 (수) 19:25:36 하정수 장로(유일교회) webmaster@kehcnews.co.kr

설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요리한 사람은 요리하느라 힘들어서 설거지가 귀찮아집니다. 밖에서 일하다가 들어온 사람도 밥을 먹고 나면 만사가 귀찮아져서 쉬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는 요일별로 설거지 당번을 정하든가, 아예 붙박이로 설거지를 담당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설거지입니다.

그런데 설거지를 즐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세계 최고 부자 중의 한 사람인 빌 게이츠는 저녁 식사 후 반드시 설거지를 한다고 합니다. 의무나 책임감이 아니라 진정으로 즐기며 합니다.

또 다른 갑부인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도 설거지를 즐긴다고 합니다. “저는 매일 저녁 설거지를 합니다. 그건 분명히 내가 하는 일 중에서 가장 멋진 일이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설거지가 단순하지만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창의력을 높여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거지를 즐겨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설거지가 주는 매력은 다양합니다. 첫째는 뽀송뽀송한 개운함입니다. 기름진 음식과 더럽혀진 식기를 깨끗이 닦고 정리하면 그것이 주는 만족감이 있습니다. 어지럽혀진 식탁과 조리대를 정리하고 나서의 개운함은 설거지하는 사람만이 누리는 즐거움입니다.

둘째는 설거지 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그가 살아오던 곳, 하던 일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모습은 늘 아름답습니다.

셋째로 설거지는 가족이, 구성원들이 함께 하면 더욱 좋습니다. 즐거이 동참하며 함께 설거지를 하는 시간은 곧 배려의 시간이고 소통의 시간입니다. 설거지하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은 서로가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시간입니다.

요즘 ‘선교적 교회’가 새로운 목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름 받고 보내심을 받은 교회로서, 예수님의 말씀을 신실하게 적용하며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조금은 느릴지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과 세상을 섬기려고 노력합니다.

갈등과 불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뒤엉킨 문제를 단순히 교회가 소리를 높여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저분한 설거지통에 손을 넣고 온갖 찌꺼기들을 씻어 내려는 진정한 교회의 자세, 그것이 바로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누추한 자리로 내려가는 교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설거지같이 귀찮은 일들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의미 있게 헌신하는 성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섬기고 마무리하는 설거지의 자세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아 가며 신앙과 삶이 일치하도록 하는 ‘선교적 교회’의 진정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설거지를 즐겨하는 성도와 교회가 많아져서 하나님의 나라가 넓혀져 가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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