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적인 ‘엎드러뜨리다’의 뜻은?

홍성철 박사
선지자 에스겔은 이스라엘의 왕에 대하여 예언하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엎드러뜨리고, 엎드러뜨리고, 엎드러뜨리려니와 이것도 다시 있지 못하리라. 마땅히 얻을 자가 이르면 그에게 주리라”.(겔 21:27)

‘엎드러뜨리다’는 ‘멸망되다,’ ‘파괴되다’를 뜻한다. 왜 에스겔 선지자는 “엎드러뜨리다”는 동사를 세 번 연거푸 말했는가? 성경 전체에서 똑같은 표현이 한 절에서 이처럼 세 번씩이나 사용된 곳은 달리 없다.

북방 나라인 이스라엘이 온갖 죄악 때문에 앗수르에 의하여 멸망된 후, 남방 나라인 유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하나님의 법을 지키면서 거룩함을 유지했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유다는 북방 나라처럼 주저하지 않고 갖가지 죄를 범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법을 공개적으로 깨뜨리는 죄를 범했는데, 특히 세 가지 죄는 유다의 멸망을 가져오는 핵심적인 범죄였다.

세 가지 범죄는 우상숭배, 안식일의 파기 및 성적타락이었다.

우상숭배는 창조주 대신 피조물을 섬기는 배역행위였다. 어떻게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 대신 다른 피조물을 섬길 수 있단 말인가?

안식일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언약의 표징이었다.(출 31:13-17) 안식일을 파기하는 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을 깨뜨리는 행위였다.

성적타락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존귀한 사람들을 육체적인 쾌락을 위하여 그들의 인격을 짓밟는 하나님을 거스르는 못된 행위였다.

이런 남방 나라를 향하여 에스겔 선지자는 경고하면서 ‘엎드러뜨리다’를 세 번이나 연거푸 사용했다. 물론 그 경고는 거룩한 하나님이 유다를 반드시 심판하여 멸망시키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그 말씀이 문자적으로 이루어졌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은 한 번만 아니라 세 번씩이나 유다를 침공하여 에스겔의 예언을 문자적으로 성취했던 것이다.

바벨론이 처음 유다를 침공한 것은 주전 605년이었는데, 여호야김 왕이 통치하던 때였다. 이때 유다는 문자 그대로 ‘엎드러뜨림’을 당했다. 바벨론은 성전의 기명들을 약탈해갔고, 왕족들과 많은 귀족들을 포로로 잡아갔다. 그때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들도 끌려갔다. 하나님이 계셨던 성전은 피폐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은 아비귀환의 혼란을 경험했고, 하나님의 땅은 초토화되었다.(왕하 24:1~5, 대하 36:5~7)

바벨론이 이차로 유다를 침공한 것은 주전 597년이었는데, 여호야긴왕 때였다. 그때도 역시 에스겔이 예언한대로 유대는 두 번째로 ‘엎드러뜨림’을 당했다. 바벨론은 성전과 왕궁의 모든 보물을 약탈했으며, 왕은 물론 왕의 모친과 아내들과 내시와 나라의 권세있는 자들도 끌어갔다.

이때 용사 7,000 명을 포함하여 방백과 백성 총 1만 명, 그리고 공장과 대장장이 1,000 명이 끌려갔는데, 그중에는 에스겔과 모르드개와 에스더도 포함되어 있었다.(대하 36:9~10)

바벨론이 세 번째로 유다를 침공한 것은 주전 586년이었는데, 시드기야왕 때였다. 시드기야왕과 식구들은 살해되었고, 왕궁과 성전은 불태워 없앴다. 그리고 바벨론 군인들이 왕궁과 성전에 남은 모든 보물을 몰수해갔고, 예루살렘 성전도 헐어버렸다. 그때 유다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엎드러뜨려졌다.’

이스라엘은 1948년에 유엔에서 나라로 인정받을 때까지 근 2500년이나 나라없는 백성으로 세상에 흩어진 불쌍한 사람들로 전락했다.(왕하 25:1~17, 대하 36:17~21)

에스겔의 예언은 그렇게 역사적으로 성취되었지만,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은 주후 70년에 로마에 의하여 또 한 번 완전히 무너짐으로, ‘엎드러뜨림’을 당했다. 또 ‘엎드러뜨림’이 있을 터인데, 그것은 아마겟돈 전쟁에서의 패망을 통해서이다.(계 16:16)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이 ‘엎드러뜨림’을 당할 때는 마곡과 곡의 전쟁 때이다.(계 20:8) 에스겔의 예언이 이처럼 성취되자, 영원한 나라가 ‘마땅히 얻을 자’에게 주어지면서 역사는 끝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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