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이어 기독교계에서도 막말 논란이 뜨겁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잇따른 대통령 하야 발언과 청와대 앞 시위 등 정치적인 행보 때문이다.

그는 최근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공산화 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이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10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하야’를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전 목사의 언행은 인터넷 실시간 검색 상위에 오르면서 사회에서도 뜨거운 논란을 자아냈다. 

전 목사는 앞서, 2월 15일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서도 “남로당과 주사파 찌꺼기들이 청와대를 점령하고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3·1절 국민대회에서도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당선된 사람이 건국을 부정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막나가는 정치집회에서나 나올법한 발언이 목사의 입에서 나오니 국민들의 기독교를 바라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대표라는 현직 목사가 이래도 되는 것인지 의아해 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 목사는 이미 성추행적 발언, 특정 정치인 지지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한기총 전체 의견이 아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도 이미 전 목사의 망언을 비판하고,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아님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도 “국민을 분열케하는 한기총은 역사에서 사라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한기총 회장 전** 목사 강력하게 처벌해 주세요’, ‘내란선동을 하고 있는 한기총 회장 전**을 내란죄로 처벌해 주세요’ 등의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교계 연합기관의 대표로서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대통령도 비판대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기독교는 독재나 불의에 항거해 정치권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낼 때도 많았다.

그러나 비판하려면 성직자답게 사실관계에 따라 품격 있는 언어로, 대안을 제시하며 해야한다.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합리적인 근거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하물며 대통령을 향하는 말은 더욱 그래야 한다. 지켜야할 선을 넘은 비상식적 발언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사람의 품격 곧 인격은 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성직자들의 말은 품격과 신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세상과는 다른 가르침을 전하고 행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에 더욱 그렇다.

성직자의 막말은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그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을 수 있고, 그것이 간혹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될 수 있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 더욱이 교계 연합기관 대표의 발언일 경우 한국교회 전체의 의견으로 비칠 수도 있다.

더 이상 목회자의 막말과 저질 발언이 남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으로부터 기독교가 더 외면을 받게 될 수 있다. 절제되지 못한 막말이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찌르게 된다. 나아가 막말의 일상화는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전광훈 목사가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우리 사회를 위한다면 먼저, 교회로 돌아가 더욱 기도에 정진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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