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 활성화를 바라며④

조문섭 목사(중앙교회 교육목사)

  

고등학교 시절. 우리교회에는 항상 교회에서 생활하시던 한 권사님이 계셨다. 예배 때면 항상 앞에 앉으셔서 말씀을 들으시던 권사님, 또 평일에는 기도실에서 늘 기도 하시던 권사님, 그리고 주일이면 항상 주방에서 교회의 성도들을 위해 밥 짓던 바로 그 권사님이 생각난다.

고된 일임에도 큰소리 없이, 조용히 그리고 성실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시던 권사님…. 그 권사님을 모두가 좋아했고, 또 권사님 역시 많은 성도들을 사랑하셨다. 놀라운 것은 그 권사님의 모습을 보며 그분과 똑같은 분이 한 분, 두 분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 분이 주방에서 물러나셨을 때 권사님 옆에서 항상 돕고 함께 했던 집사님이 그 자리에서 권사님과 똑같은 모습으로 봉사하고 기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방에도 영성은 흐르고 있다.

교사가 지금 서있는 곳에서 영성은 시작된다. 그리스도인들이 삶을 나누는 곳에는 영적인 분위기와 흐름이 있다. 권사님의 사역지는 밥 짓는 주방이지만, 철저하게 봉사하며 섬김의 영성을 보이셨고, 주변의 사람들은 그 영성을 배웠다.

교회는 교사들로 하여금 밥 짓는 권사님의 영성을 배우도록 하자. 하나님 앞에 작지만 신실하게 기도하며 나가려는 권사님의 모습을 통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자. 또 정성스럽게 밥을 푸는 그 모습에서 성도들을 향한 섬김의 영성을 배워보자.

영성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내가 서 있는 봉사의 자리, 내가 드리는 예배의 자리가 중요하다. 교사의 영성은 특별한 세미나, 또는 교육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지금 우리 부서 예배실 어디에선가 밥 짓는 권사님처럼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청소년들을 섬기는 신앙의 선배들을 본받는 것이다. 그들을 보며 하나님이 어떻게 그들을 통해 일하시고 은혜를 주시는지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중요하다. 그들과 함께 찬양하고, 함께 말씀을 듣는 예배의 자리에서 우리의 영성은 성장한다. 예배를 소홀히 하며 영성을 논할 수는 없다. 교회와 공동체를 통해 드려지는 일상의 예배에 충실하자. 그곳이 내가 서있을 자리이다. 항상 서 있는 자리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어린이 예배, 청소년 예배는 과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만 드리는 예배일까? 교사는 봉사자이기에 앞서 역시 그 예배의 예배자로 서며, 자신의 학생들과 함께 예배하고, 함께 은혜를 나누고, 함께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곳이 바로 교사들이 서 있어야 할 자리이다. 그런 교사들을 보며 학생들은 영성을 배워가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교회에서 묵묵히 봉사하시는 권사님들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주방에서 밥을 짓는 그 모습 속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고, 하나님의 사랑이 그분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진다. 교사는 그 모습들을 자신의 거울로 삼고,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깨닫고 성실히 달려가자. 교회학교의 부흥은 바로 이런 교사들이 얻을 열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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