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 영익기념강좌.. 보편적 종교성 무시·개별종교 서술도 오류
종교 중요성 인정·문명교류사적 관점 요청

▲ 서울신대에서 열린 영익기념강좌에서는 한국사 교과서의 종교서술의 문제점을 집중 조망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의 종교 관련 서술의 문제점을 살피고 대안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 주최로 지난 4월 1일 ‘한국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종교서술의 문제점’을 주제로 제13회 영익기념강좌가 열렸다.

이번 강좌는 연구소 연구위원 허명섭 목사의 사회로 서울대학교 유요한 교수(종교학)와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교회사)가 강사로 나서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나타난 종교서술의 문제점’과 ‘한국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나타난 개신교 서술의 문제점’을 집중 조망했으며 배덕만 교수(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와 이은선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가 각각 논찬했다.

이날 유요한 교수는 종교를 객관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비교종교학의 관점에서 한국사 교과서에 나타나는 종교서술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그는 한국 중고등학교 교과서는 “종교를 민족적 특수성을 입증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다보니 인간의 보편적인 종교성이 무시되고 개별 종교의 서술에도 오류가 생겼으며 선사시대 및 고대의 종교를 상대적으로 부각시키고 현대 종교에는 비중을 두지 않아 종교를 전근대적이고 비과학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결과를 유발했다”고 진단하고, “이러한 서술로는 학생들이 종교를 제대로 이해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교수는 “(향후) 종교와 관련된 역사의 특수성과 함께 최소한의 일반적 설명도 함께 제시되어야 하며 종교가 전근대의 유물인 것으로 생각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종교 자체의 중요성과 의미를 인정하도록 서술 방향이 정립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공정한 시각을 심어주고 바른 이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춘 종교학자가 교과서 집필 과정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다만 공정한 기술을 위해 개별 종교전통의 학자는 집필에서 배제하되 감수에 참여토록 하는 세부 지침도 제안했다.

이어 발제한 박명수 교수는 국사에 대한 전체적 고찰을 기초로 근대 시기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서술이 불공정함을 강조한 후 3차부터 7차 교육과정까지의 기독교 관련 서술의 변천과 근대시기 개신교가 기여한 근대의학, 근대교육, 한글보급의 서술의 변화, 해방 이후 기독교 관련 서술을 통해 한국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역사 교과서 서술을 진단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초로 박명수 교수는 “국사교과서는 민족종교 내지 전통종교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근래에 들어온 종교는 외래 종교라고 하여 그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자연히 서양에서 들어온 개신교와 서양 문명은 국사가 가능한대로 기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이 되고 기독교의 역할은 축소되어 갔다고 설명했다.

또 박 교수는 “오늘의 대한민국은 서양의 근대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함으로서 형성된 것으로 문명교류사적 입장에서 보아야 할 것”이라며 역사교과서 서술에서 △개신교 소개 항목의 신설 △근대사회에서 종교를 설명할 때 역사적 중요도에 따라 서술할 것 △개신교에 대한 공정한 서술 △개신교가 한국에 근대문명 소개한 것을 보다 사실적으로 설명할 것 △개신교가 민족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공헌한 것 분명한 서술 △종교문제 서술시 그 시대 상황과 종교정책, 종교가 사회에 미친 영향, 종교인구의 변화 등을 정확히 서술할 것 등을 제안했다.

또한 이날 배덕만 교수와 이은선 교수는 ‘역사학계와 종교학계 양측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한국종교서술이 가능한지’, ‘종교의 본질적 측면과 기능적 측면을 구분 서술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건설적 제안이 앞으로 저술될 교과서에 반영되도록 기독교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안을 질문했다.
한편 이날 강좌에는 목창균 총장, 감신대 김홍기 총장, 고 김영익 집사의 유족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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